"MZ 세대 잡아라"..e스포츠 마케팅 나선 車업계

자동차 업계가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e스포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스포츠 팬층은 주로 10~30대의 젊은 층인데 자동차 업체들이 이들을 브랜드의 잠재적인 소비자로 보고 게임사들과 손잡고 있는 것이다. 유명 온라인 게임 대회의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하거나 출전팀을 후원하고, 게임용 온라인 레이싱카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기아자동차(000270)는 2019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유럽 리그(League of Legends European Championship)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매월 1억명 이상이 즐기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북미 등 14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리그가 매년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는데, 특히 유럽리그는 지난해 최고 동시 접속자 84만명을 기록하는 등 가장 규모가 크다.

기아차는 올해 초 후원 연장 기념과 더불어 시즌 개막을 기념해 게임 제작사인 라이엇 게임즈와 공동 제작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경쾌한 음악과 함께 기아의 전기차 니로가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지난 22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 1위 e스포츠팀인 '담원 게이밍'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담원 게이밍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올해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이자 내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이에 따라 담원게이밍은 내년부터 'DWG KIA'라는 팀명으로 활동하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9월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공식 스폰서로 합류했다. 특히 글로벌 이벤트의 프리젠팅 파트너(Presenting Partner)로 단독 선정됐다.

벤츠는 지난 18~20일 열린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전에선 경기 후 ‘드라이브 투 빅토리(Drive to Victory)’라는 전용 방송 코너에서 우승팀을 소개하기도 했다. 경기 기간에는 벤츠의 로고와 순수전기차 EQC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고 광고 영상도 방영됐다. 게임 속 지도 내에 브랜드를 노출하고, 결승전에서는 디지털 리워드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BMW그룹은 대한민국 국적 선수로 구성된 글로벌 e스포츠팀 'T1'과 지난 4월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식 후원하기로 했다. T1은 2019년 10월 SK텔레콤(017670)이 컴캐스트와 합작해 설립한 글로벌 e스포츠 전문 기업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포트나이트, 도타2, PUBG, 스매시 등 다양한 e스포츠 프로팀을 운영하고 있다.

BMW T1

양사는 국내외 행사 때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T1 선수들의 유니폼에 BMW 로고를 넣고 선수단 이동 때 BMW 신차를 활용한다. 지난 4월에는 BMW코리아가 T1에 X7 xDrive30d, X5 M50d, X3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 X2 xDrive25i 어드밴티지 4대를 전달하기도 했다. T1팀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공식 차량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는 X5가 팀 공식 차량으로 제공된다.

BMW그룹과 T1은 e스포츠 선수들의 탁월한 동체 시력, 반사 신경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5세대 이동통신(5G)·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포르셰코리아는 넥슨과 제휴를 맺고 '카트라이더' PC·모바일 게임에 포르쉐 카트를 선보인다. PC 게임 '카트라이더'와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다음달부터 포르쉐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 카트가 출시된다.

온라인 레이싱 게임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업체들도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지난 11월 e-모터스포츠 축제인 현대 N e-페스티벌을 진행했다. 게임 속 공식 레이싱카는 벨로스터 N TCR을 선정했다. 실제 벨로스터 N TCR 차량의 성능과 사운드를 현실적으로 구현해 참가 선수들이 현대차의 고성능 기술력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재규어 그란투리스모 SV./재규어

재규어는 최근 자동차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용으로 개발된 '비전 GT SV'를 공개했다. 재규어 SV 엔지니어링 팀은 게이머들에게 강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비전 GT SV에 강력한 파워와 주행 성능을 갖추도록 디자인했다. 유선형의 경량 복합 차체에 전기 모터 4대가 탑재돼 1903마력(PS)의 출력과 3360Nm의 토크를 발휘한다.

e스포츠 시장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e스포츠 산업 규모가 2019년 8억6900만달러에서 2022년 29억6300만달러로 매년 3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7.9%로 지난해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398억원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