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내 빅3 PEF 14兆 시대..새해 '쩐의 전쟁' 3色 전략

김성훈 2021. 1. 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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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한앤코·IMM PE 펀드자금 14조 시대
운용사별 '글로벌·빅딜·밸런스' 전략 눈길
막강한 실탄 확보에 새해 큰 손 등극 관심
M&A 대어 '요기요' 인수전 나서느냐 관건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새해 인수합병(M&A)시장에서 국내 3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의 행보가 부각되고 있다. 국내 PEF ‘빅3’로 꼽히는 MBK파트너스(MBK), 한앤컴퍼니(한앤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성한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은 펀드) 규모가 사상 최대인 14조원에 육박한 탓이다.

이들은 코로나19에도 국내외 기관투자자(LP)들로부터 차곡차곡 자금을 유치한 결과 역대 최대 실탄을 확보하며 새해 ‘쩐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때마침 시장에서 매력을 느낄 매물들이 속속 나올 채비를 갖추면서 수조원대 자금 베팅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빅3 PEF 14조…“새해 M&A 시장 우리 손에 달렸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국내 빅3 PEF 운용사 3곳이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 규모는 약 14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한 해 전체 예산(35조2808억원)의 36%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 전체 M&A 거래액(12조 353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국내 PEF 3곳이 조성한 자금이 14조원까지 차오른 것은 지난 2004년 PEF 제도가 도입된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다.

운용사별로 한앤코가 2019년 말 약 3조8000억원의 3호 펀드를 결성한 데 이어 MBK가 지난해 5월 68억달러(8조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며 뒤를 이었다. 이어 IMM PE가 최근 2조2000억원 규모의 로즈골드 4호 펀드를 클로징하며 역대 최대규모를 완성했다.

2020년에 보여준 하우스별 전략도 주목할 부분이다. 세 운용사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한 MBK는 국내 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썼다.

지난달 중국 최대 렌터카업체인 선저우주처(神州租車·CAR Inc) 지분 20.86%(4억4265만6855주)를 17억7062만7420홍콩달러(약 2525억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MBK는 2019년 중국 시장 2위 렌터카업체인 이하이(eHi Car Services)에 이어 선저우주처 지분 투자까지 나서면서 중국 렌터카 시장 1~2위 업체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이밖에도 일본 스킨케어 브랜드인 ‘판클(FANCL)’의 아시아 사업 매각 입찰에 칼라일, 블랙스톤 등과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PEF별 스타일도 제각각…3色 전략 주목

MBK와 달리 한앤코는 국내 바이아웃에 통 큰 투자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2월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사업 부문을 3825억원을 인수한 데 이어 대한항공(003490) 기내식·면세 사업부를 9906억원에 인수하면서 올 한해만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을 일궈냈다.

IMM PE는 투자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병행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2월 하나투어(039130)(1290억원)와 5월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콜마파마(4900억원) 인수를 시작으로 신한금융지주(055550)(1050억원), 에어퍼스트(700억원)에 대한 지분투자에도 나섰다.

같은 기간 보유 중이던 태림포장(011280)(7300억원)을 지난해 1월에, 커피전문 프랜차이즈인 할리스커피를 같은 해 10월 145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산술적으로 한해 집행한 투자금액(7940억원)과 회수자금(8750억원)의 밸런스 맞추기에 성공한 셈이다.

업계의 시선은 이들 PEF 운용사의 새해 행보에 쏠린다. 지난 연말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한진중공업(097230) 등의 빅딜이 연달아 이뤄지면서 열기가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새해를 앞두고 국내 배달앱 2위 사업자인 ‘요기요’가 M&A 시장에 나오면서 거대 자금을 보유한 이들 운용사에 관심이 커진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회사는 단순한 실적보다 플랫폼 이용자나 시장 점유율 등 향후 잠재지표를 밸류에이션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검토해 볼 물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들 운용사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에 따라 다른 전략적투자자(SI)들도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3대 운용사 중 한 관계자는 “아직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 논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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