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선소감] 김민식 "스스로의 시선 특권화 않고 계속 행동하기 위해 시 쓸 것"

2021. 1. 1.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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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눈이 내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눈밭을 걸었습니다.

눈이 다시 쌓이거나 녹아버려도 개의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눈밭에 서 있고,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뒤돌아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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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2021 신춘문예 당선자 김민식

어제는 눈이 내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눈밭을 걸었습니다. 화단에 쌓인 눈에 나무막대기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무척 즐거웠습니다. 눈이 다시 쌓이거나 녹아버려도 개의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귀갓길에 당선 전화를 받았습니다. 주머니 속에 넣어 둔 차가운 눈뭉치가 양초처럼 느껴졌습니다. 거기에 작은 불을 붙인 채 밤을 지새웠습니다.

개별자로서의 작가가 아닌 무수히 많은 저자를 지닌 텍스트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눈밭에 서 있고,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뒤돌아보는 사람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름을 불러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합니다. 스스로의 시선을 특권화하지 않으면서, 계속 응시하고 행동하기 위해 시를 쓰겠습니다.

엄마, 아빠, 누나. 고맙고 사랑해. 나보다 먼저 태어난 당신들을 늘 믿고 의지해요. 우리 행복하자. 사랑하는 할머니. 외할머니. 친척분들. 더 자주 뵈러 갈게요. 병원에 계신 이모부. 쾌차하시길 바라요.

나의 제1독자 성현아. 네가 있어서 시를 계속 쓸 수 있었어. 승진, 예찬. 너희와 친구일 수 있어서 기뻐. 자연, 민주, 정민, 승훈 선배, 형주님, 윤화님. 함께 시를 읽고 쓰는 순간들이 행복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지민이형. 늘 나를 이끌어 줘서 고마워. 종환아. 너와 친구가 된 건 큰 축복이야.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나의 세미님. 화단에 쌓인 눈 위에 적어둔 약속 절대 잊지 않을게. 영원히 사랑해.

■김민식 ▲1994년 인천 출생, 수원 거주.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졸업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석사 과정 휴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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