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강자의 몫

김경락 2021. 1. 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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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좋은 삶인가> 에는 재미난 옛날이야기가 가득하다.

운명을 예감한 그가 아들을 제나라의 다른 가문에 몰래 보내, 아들은 자신처럼 분노의 삶을 살지 않게 했다.

오자서 이야기는 '분노'편에 나온다.

저자 김월회 서울대 교수(중문학)가 오자서 일화를 소개한 건 오자서가 '분노의 달인'이라고 여겨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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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좋은 삶인가: 동서양 고전에서 찾아가는 단단한 삶김헌, 김월회 지음/민음사·1만8000원

<무엇이 좋은 삶인가>에는 재미난 옛날이야기가 가득하다. 춘추시대를 살았던 오자서의 일화는 특히 흥미롭다.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복수를 20년 만에 깔끔하게 해낸다. 오나라의 중신이 되어 부·형을 죽인 초나라를 꺾은 것이다. 분노가 없었다면 그는 한 나라의 중신이 되지 못했으리라. 세월이 얼마간 흐른 뒤 오자서는 간신의 모함으로 자결을 요구받고 순순히 목숨을 내놓는다. 운명을 예감한 그가 아들을 제나라의 다른 가문에 몰래 보내, 아들은 자신처럼 분노의 삶을 살지 않게 했다. 이후 오나라가 월나라의 공격을 받고 무너지고 나서야 세상 사람들은 오자서가 옳았고 그를 죽음으로 내몬 이들이 간신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번에는 자신을 역사 무대에서 기념되게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한 셈이다.

이 책은 운명·행복·부·죽음과 같은 묵직한 주제를 놓고 두 인문학자가 주거니 받거니 쓴 글을 모은 철학서다. 오자서 이야기는 ‘분노’편에 나온다. 저자 김월회 서울대 교수(중문학)가 오자서 일화를 소개한 건 오자서가 ‘분노의 달인’이라고 여겨서라고 한다. “살아생전에는 (분노의 힘으로) 자신을 ‘전국구급’ 인재로 견인해 내고, 죽어서는 (자신을) ‘역대급’으로 격상시키는 원천으로 분노를 잘 다뤘다.” 또다른 저자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그리스 문학 <일리아스>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를 전하며 분노는 강자의 몫이며, 분노하려면 강해져야 한다고 설파한다. “분노해야 할 것에 분노할 줄 알고, 분노할 수 있는 힘을 갖출 때 사회는 건강함을 되찾을 수 있다. 그 뒤에 사회는 평온이 깃들 것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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