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이벤트?..'정세분수령' 北 당대회 '초읽기'
북한이 최대 정치행사인 노동당 대회로 새해를 연다. 역대 8차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두번째인 이번 당 대회에서 북한이 10월 당창건 75주년의 유례 없는 '야간 열병식' 처럼 파격적 형식을 다시 취할 지 주목된다. 이미 개회 전부터 이전 당 대회 때와 다르게 '의도적 모호함'으로 해석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던 당 대회를 36년만에 부활시켰다. 2016년 7차(5월 6~9일) 당 대회다.
7차 당 대회는 개회 23일 전인 그 해 4월 13일에 당 대회 참석자를 뽑는 시군 당대표회를 열었고, 같은 달 14~25일 도급 당대표회를 개최했다. 10일 전인 4월 26일 당 대회 개최일을 당 중앙위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공개했고, 개회 4일 전인 5월 2일 '당 대회 대표들의 평양 도착'을 관영매체 보도로 알렸다.
1980년 6차 당 대회(10월10~14일) 당시엔 개최 40일 전(9월1일) 시군 당대표회 개최, 20일 전(9월20일) 도 당대표회 개최 사실을 발표하고 20일(9월20일)에 6차 당대회 개최일 공고를 당 중앙위 발표로 공표했다. 역시 7일 전 당대회 대표들이 평양에 도착한 사실을 전했다.
그러나 8차 당 대회는 임박한 시점까지 구체적인 개최 일자를 알리지 않았다. '당대회 소집날짜는 여섯 달 전에 발표한다'는 당 규약에 따라 지난해 8월 '1월 소집'을 알린 후 12월 말까지 구체적 사전준비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달 31일에야 사전준비 소식이 관영매체들에서 나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당 각급 조직대표회들이 12월 중 진행됐고, 당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이 12월 하순 평양에 도착해 당대회 관련 실무적인 준비 사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같은 달 30일 당 대표증 수여식이 열렸다는 소식도 실었다. 사실상 사전준비가 마무리 된 것이다.
'1월 초순' 개최를 당 정치국 회의(29일)에서 결정했다는 관영매체 보도가 지난달 30일에 있었는데, 30일 당 대표증 수여식이 열렸다면 내부적으로 모든 일정이 확정된 상태에서 구체적 일자를 공개하지 않았던 걸로 볼 수 있다. 북한 당국의 '의도적 모호함'이 당 대회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당 대회에서 발신할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 대회 전후로 어떤 행사가 열리느냐도 주목된다. 6차 대회의 경우 당 대회 기간 중(10월 11일)에 군중시위, 집단체조를 진행했고, 7차 대회 당시에는 대회 폐막 다음날인 5월 10일 평양시군중대회·군중시위와 횃불행진을 했다.
이번 당 대회에서도 최소 한 차례의 집단 퍼레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수천 명의 사람이 다가올 행사를 위해 리허설을 준비 중인 모습을 위성사진으로 포착했다며, 당 대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당 대회를 전후로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열병식이 열린다면 10월 당창건 기념일 이후 세 달이다. 이 경우 열병식에서 공개되는 무기 자체가 대미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1월8일)을 당 대회와 연계해 정치적 효과를 낼 지도 주목된다.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은 아직 북한의 공식 기념일이 아니다.
1월에 열리는 첫 당 대회란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가 어떻게 진행 될 지도 미지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당 대회와 신년사 메시지가 중복된다는 점에서 신년사가 생략될 수 있다고 전망해 왔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코로나19(COVID-19) 와 수해 등으로 내부결속에 방점을 둬 왔다는 점에서 1월1일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어떤 형태로든 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첫 해인 2012년과 2020년을 제외하곤 매년 육성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집권 첫해인 2012년처럼 당보(노동신문)·군보(조선인민군)·청년보(청년전위) 공동사설을 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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