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사의 반려한 文대통령 "현안 많아 교체할 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교체하면서 김상조 정책실장의 사의(辭意)는 반려했다. 그러면서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 방역 등 현안이 많아 정책실장을 교체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1월 초 정책실장 교체는 없을 것”이라며 “현안 공백 발생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김 실장을 유임시킨 것은 코로나 대응, 부동산 대책 등 주요 정책 기조에 수정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실장을 두고선 그동안 야당,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교체를 통한 정책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번에 교체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실장이 당이 원하는 정책 방향과 잘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추진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결국 당의 주장대로 전 국민 지급이 확정됐다. 7월엔 주택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이미 당정 간 의견을 정리했다”고 발언했다가 이낙연 대표 등 당내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결국 문 대통령이 김 실장 발언 사흘 만에 “그린벨트는 해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11월엔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의 표명 등 ‘당정 갈등’ 국면에서 김 실장이 조정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는 비판이 당에서 나왔다. 한 민주당 의원은 “학자 출신 김 실장이 정부에 들어간 뒤 관료화됐다는 비판도 있다”고 했다.
앞서 5월엔 전 국민 고용보험제를 정책실장이 아닌 정무수석이 화두로 꺼내고, 정책실장이 그린 뉴딜을 한국판 뉴딜에 포함시키는 데 반대했는데도 문 대통령이 포함시키면서 “김 실장의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여권 일부에선 김 실장 유임이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책실장 후보로 거론됐던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구 실장은 다음 개각 때 경제 부처 장관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른 관계자는 “이호승 경제수석의 경우엔 정책실장으로 승진시킬 경우, 후임 경제수석 적임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인사는 “김 실장이 새 비서실장 등에게 정책 관련 인수인계를 마무리한 뒤 정세균 총리의 대선 출마 등 인사 요인이 생길 때 상반기 중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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