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진의 경매 따라잡기]2등 입찰가보다 왜 5000만원 더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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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를 배우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들 한다.
큰돈을 벌려면 경매 자체가 아닌 부동산에 대한 공부가 필수라는 얘기다.
엄밀히 따져보면 K 씨가 경매라는 수단을 통해 얻은 수익은 7000만 원 정도다.
경매에서 큰돈을 벌었다면 그건 경매라는 수단 때문이 아니라 부동산을 보는 시야가 넓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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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로 돈 벌고 싶다면 공부는 필수
향후 지역내 건설 등 호재 예측
넓은 시야-시장 이해도에 달려
2019년 10월 경기 군포시 산본 신도시 내 대장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다. 대단지, 로열동, 로열층 물건이어서 누가 봐도 가치가 우량한 아파트였다. 그러나 선호도가 떨어지는 중대형 평형대라는 단점도 있었다. 당시 산본 신도시는 강력한 규제의 여파로 심각한 거래절벽 속에서 시세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암울한 시장 분위기를 대변하듯 입찰경쟁률은 갈수록 떨어졌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도 인근 지역보다 낮았다. 인근 평촌과 과천이 단기간에 급등한 것에 비해 산본의 상승 폭은 미미했다.
그러나 산본이 유망하다고 본 필자는 지인인 K 씨에게 이 물건에 응찰해볼 것을 권했다. 중소형 아파트는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큰 시세차익은 역시 중대형 평형대에서 나온다는 조언도 해주었다. 여러 면에서 암울한 상황이었지만 K 씨는 결국 입찰했다. 13명이 응찰했고 8억8000만 원을 써낸 K 씨가 낙찰을 받았다. 당시 시세는 9억5000만 원 선이었으니 시세보다 7000만 원 정도 싸게 산 셈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2등의 입찰가가 8억3000만 원대였다. 2등과 무려 5000만 원가량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향후 전망이 암울한 상태에서 인기 없는 중대형 평수이다 보니 경쟁자들은 입찰가를 높게 쓰지 못하고 시세보다 1억 원 이상 싼 가격에 응찰을 했던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동요할 수도 있었지만, K 씨는 “평촌의 급등으로 조만간 산본에도 상승의 여파가 밀어닥칠 것이고, 산본이 상승하면 지역 내 대장 아파트가 가격을 선도할 것”이라는 필자의 조언에 잔금마저 납부했다.
예상대로 얼마 후 산본은 평촌과의 갭을 메우기 위해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했다. 지역 내 몇 개 단지의 리모델링 호재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착공 가시화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낙찰을 받고 3개월이 지나자 해당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13억 원으로 치솟았고 호가는 14억 원 이상으로 형성되었다. 호가대로 판다면 K 씨는 5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 것이다.
엄밀히 따져보면 K 씨가 경매라는 수단을 통해 얻은 수익은 7000만 원 정도다. 경매로는 시세보다 7000만 원 싸게 낙찰받은 것이 전부이니 말이다. 결국 나머지 수익은 별도의 부동산 지식을 통해 얻은 셈이다. 당장은 암울해 보이지만 다시 시장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믿음과 인근 지역의 급등에도 하락세를 보였던 산본 신도시가 조만간 호재와 더불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예측은 시장을 바로 볼 줄 아는 혜안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들은 경매의 꽃은 권리분석이라고들 말한다. 권리분석 공부만 잘하면 큰 수익을 얻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이 또한 큰 착각이다. 경매에서 큰돈을 벌었다면 그건 경매라는 수단 때문이 아니라 부동산을 보는 시야가 넓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경매는 단지 부동산을 싸게 사는 수단일 뿐이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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