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춘문예] 자아·상상력을 키우는 동화의 매력 보여줬다

송재찬 동화작가 2021. 1. 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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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부문 심사평
송재찬·동화작가

올해 응모 편수는 작년과 비슷했고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으나 새로운 시도를 보인 작품은 거의 없었고, 딱 하나의 작품도 고르기 어려울 만큼 전체적으로 평이했다. 우선 여덟 편을 골라 의견을 나누고 본심에서 네 편을 집중 검토한 뒤에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생쥐 디엔과 후로라 인형’은 생쥐를 의인화한 작품으로 종이 인형을 그리는 인물이 성적을 중시하는 엄마로부터 벗어나 의상 디자이너가 되는 이야기다. 설정이 흥미롭고 주체적으로 자아를 실현한다는 메시지도 적절하나 주제를 드러내는 이야기 구조에 허점이 많고 의인화 동화의 특성에서 어긋나는 인식이 문제였다.

황선미·동화작가

‘바다를 건너온 산이’는 동물이 화자인 생태 동화이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작은 섬까지 헤엄쳐 온 멧돼지 산이와 섬에서 나고 자란 강아지 진돌이가 농작물을 두고 대치하는 내용이 단선적이고 이 대립에서 결국 굶주린 멧돼지의 제거를 결말로 선택했어야 했는지 문제의식에 아쉬움이 남았다.

‘회색 버스’는 후보작 가운데서 소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문장도 안정감이 있으나 죽음을 암시하는 버스를 주인공이 타야만 하는 이유가 드러나지 않아 인물의 행위를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세 번째 승객인 할머니까지 버스를 거부하는 장면도 의문이었다. 이야기 완성에 보완이 필요하다.

‘나도 심심해’는 언뜻 심심해 보이는 작품이나 전체적인 구조가 잘 짜여 있고 벽화의 고정 이미지에 불과한 개와 고양이가 심심한 주인공과 어울려 노는 장면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판타지를 과하게 시도하기보다 심심한 아이의 상상력이 만들어낼 법한 잔잔하고 다정한 이야기로써 동화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쉬운 듯해도 실상 쉽지 않은 게 아동문학이다. 새로운 도전의 도움닫기에 기존의 동화들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 언급된 작품들이 단점을 보완하여 우리에게 온다면 큰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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