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스트롯의 할아버지는 6·25 참전용사"
트위터에 방송사진도 함께 올려 "한국과 인연 깊은 뛰어난 가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31일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2’의 미국인 참가자 마리아 리스(20)에게 특별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트위터에서 마리아의 방송 출연 사진을 올리며 “미스트롯2 무대를 보셨느냐. 1라운드 통과를 축하하며 응원을 보낸다”고 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유학 중인 가수 지망생 마리아는 최근 ‘미스트롯2’ 대학부 경연에서 주현미의 ‘울면서 후회하네’를 완벽하게 소화해 극찬을 받았다. 마스터(심사위원)들로부터 ‘올하트’를 받은 그에게 “외국인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잘하는 사람” “트로트 숙련자의 기술을 구사한다” “미스트롯이 찾는 글로벌 트로트 여제(女帝)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해리스 대사는 “정말 뛰어난 가수이자 이야기를 가진 마리아는 코네티컷 출신으로 K팝이 좋아 한국에 공부하러 왔다”며 “그녀의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라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도 갖고 있다”고 했다. 해리스 대사는 기회가 될 때마다 6·25 참전을 통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작고한 마리아의 할아버지 르로이 리스(1931~2020)씨는 6·25전쟁 당시 하사관으로 복무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 출신으로, 고등학교를 마친 뒤 미 육군에 입대해 정비 업무를 하다 한국에 파병됐다.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평생 참전에 대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전쟁이 끝난 뒤엔 은퇴할 때까지 철강회사에서 일했는데, 사냥과 등산을 즐기는 열렬한 스포츠 애호가였다고 한다.
마리아는 본래 수의사를 목표로 공부하던 학생이었지만, 열다섯 살 때인 2015년 유튜브에서 인기 남성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뮤직비디오를 처음 접한 뒤 한국 가요와 문화에 푹 빠졌다. 절도 있는 ‘칼 군무’가 그를 매료시켰다고 한다.
이때부터 ‘미국인 K팝 싱어(American K-Pop Singer)’를 목표로 인터넷으로 한국어를 독학해 가요를 부르기 시작했고, 이후 미 동부를 돌아다니며 여러 무대에 올라 경연대회를 휩쓸었다. 피아노와 기타, 우쿨렐레(작은 기타같이 생긴 4현 악기) 연주 실력이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아는 2017년 뉴저지 한인회가 개최한 ‘추석 큰 잔치 노래 대회’에서 걸그룹 포미닛의 ‘미쳐’를 불러 1위를 기록했다. 이때 상품으로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받아 2018년 3월부터 한국에서 자취를 시작하며 어학당과 실용음악학원을 다녔다. 마리아는 지난 7월 한 방송에 출연해 “트로트는 기쁨과 슬픔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맛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처음에는 딸의 한국행을 반대하던 부모도 한국을 방문한 뒤 “안전한 것 같아 안심이 된다”며 딸의 꿈을 적극 밀어주고 있다고 한다. 마리아 집안과 한국의 인연이 대를 이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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