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한국이 생존할 수 있다"

조정진 2021. 1. 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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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정 사회사상연구원장 '중국의 내셔널리즘' 발간

‘미국의 내셔널리즘’ ‘일본의 내셔널리즘’을 펴내 큰 호응을 얻은 조영정(67) 사회사상연구원장이 이번엔 ‘중국의 내셔널리즘’(사회사상연구원)을 펴냈다.

고려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무역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UCLA와 U.C.버클리대 객원교수, 지방행정연수원 국제관계 주임교수를 역임한 조 원장은 내셔널리즘, 즉 국가주의 연구의 권위자다.

‘중국의 내셔널리즘’ 표지
특히 이번에 낸 책은 ‘아들딸에게 들려주는 중국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누구나 즐겨 읽을 수 있도록 재미있고 쉽게 기술한 게 특징이다.

조 원장은 책을 내며 두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하나는 중국 내셔널리즘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셔널리즘 이론의 중국 내셔널리즘에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다.

조 원장은 “중국이 전 세계에 급격히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인접한 한국으로서는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대비하는 것은 단순히 중국의 경제지표나 군사력을 아는 것으로서 충분하지 못하며 중국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중국의 마음을 아는 일은 중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마음을 아는 일이고, 이것은 바로 중국의 내셔널리즘을 아는 일이다”고 말했다.

내셔널리즘 이론들은 대부분 서양에서 나온 것들이고, 중국의 내셔널리즘도 서양에서 나온 기존 이론의 틀에서 분석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제한 조 워장은 “내셔널리즘에서도 중국에서는 서양의 그것과 같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내셔널리즘의 주류 이론인 근대주의 이론을 중심으로 이들 이론의 중국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을 내기 위해 수많은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하느라 오랜 시간이 들었다는 조 원장은 “중국인들의 내셔널리즘과 관련하여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고 역사적으로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넓고도 깊게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세계정세는 중국 주변으로 큰 소용돌이가 일고 있고, 기존 세계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 거세고, 이에 대항하는 다른 국가들의 견제 기류가 강하게 일고 있다”면서 “이러한 격랑이 몰아치는 세계 속에 중국에 이웃해 있는 한국에게 밀려오는 파고 또한 높고 거세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한국인들이 보다 현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내셔널리즘’ ‘일본의 내셔널리즘’에 이어 ‘중국의 내셔널리즘’을 펴낸 조영정 사회사상연구원장은 “중국의 공세적 내셔널리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국인의 마음을 읽어내야 하고, 우리가 좀 더 현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한국은 태평양 건너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의 최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으므로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번성하기 위해서는 이들 강대국들을 잘 알아야 하고 특히 이들 국가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그는 “내셔널리즘은 그 나라 사람들의 자기 나라에 대한 마음”이라며 “중국 사람들의 속을 들여다보고 중국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알고, 그래서 중국이 어떤 일을 하려 할지를 알고, 이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경쟁하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지켜내고 한국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지론이다. 그가 ‘내셔널리즘’ 시리즈를 펴내는 이유이다.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다는 게 차례만 보더라도 금세 드러난다. 조 원장은 1장에서 ‘거대국가 우월의식’부터 ‘베이징올림픽과 중국 내셔널리즘’을 거쳐 ‘혼돈의 내셔널리즘’까지 중국 내셔널리즘의 현실을 파헤쳤고, 2장에선 ‘내셔널리즘’이라는 용어를 정의했다. 3장에서는 중국·중국인·중국 국기와 중국 국가를 다뤘고, 4장에서는 중국인들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중화사상에 대해 분석했다. 그리고 5장에는 청말의 국인주의와 중화민국의 민족주의자 쑨원,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마오쩌둥과 중국공산당의 민족주의를 천착했다. 6장에서는 중국 내셔널리즘의 특징을 세분화해서 설명했고, 7장에서는 중국 국인주의와 국인주의 이론, 근대주의에 대해 해설했다. 이어 8장에서는 민족·역사·대만·홍콩·화교 문제 등 중국 내셔널리즘의 주요 문제를 집중 연구했고 9장에서는 중국 국인주의의 공과를 설명하며 결론으로 나아갔다.

한편, 일본학자 오노데라 시로도 동명의 연구서 ‘중국 내셔널리즘’(김하림 옮김, 산지니)에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래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온 중국은 2010년 GDP 세계 2위의 명실상부한 ‘대국’이 되면서 영토와 주권, 역사인식, 민족문제 등을 놓고 주변국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남아 국가들과의 분쟁, 한국 고대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 미국과의 대립 등 중국공산당이 벌이는 온갖 사건들의 이면에는 ‘중국의 내셔널리즘’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셔널리즘의 기원에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고 밝힌 오노데라 시로는 “하나는 텐안먼사건 이후 1990년부터 시작한 애국주의 교육으로 대표되는 중국공산당 정권의 정책에 의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중화사상, 덕치와 화이사상, 조공과 책봉 체제 등 중국의 사회구조 및 전통적 사상·문화와 같은 요소를 중시하는 견해”라고 설명했다. 두 책을 함께 보면 좋은 이유이다.

조정진 선임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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