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셀프중계한 BJ, 시청자 신고로 살았다

대구/권광순 기자 2021. 1. 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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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현관문 뜯어내 강제 진입… 의식 잃고 쓰러진 BJ 응급처치

인터넷 방송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생중계하던 30대 방송 진행자(BJ)가 시청자 신고로 목숨을 건졌다.

31일 대구 경찰과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8분쯤 “인터넷 방송 BJ A(35)씨가 목숨을 끊으려 한다”는 시청자 신고가 대구경찰청 112상황실에 접수됐다. A씨가 자신의 원룸 화장실에서 휴대전화 충전용 전선으로 목을 매는 장면을 생중계로 본 한 시청자가 다급히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경찰은 위치 추적을 통해 A씨 거주지가 대구 수성구 상동 한 원룸인 것을 확인했다. 오전 3시 46분쯤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소방대원은 초인종을 눌렀지만 인기척이 없자 현관문을 강제로 뜯어내고 원룸에 진입했다. 이들은 신고 접수 25분 만인 오전 3시 53분쯤 화장실에서 전선으로 목을 맨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A씨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처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생중계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2월에는 서울 마포구 한 원룸에서 극단적 선택 과정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한 30대 남성이 시청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구조됐다. 2018년 3월 부산에서는 인터넷 1인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던 30대 여성이 생방송 도중 창 밖으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는 “유튜브 등 온라인 공간을 돈벌이 무대로 활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이용자들의 이목을 더 끌기 위한 반(反)사회적 영상이 자주 나오고 있다”며 “이런 방송을 시청하는 젊은이들의 모방형 자살 등 문제점이 많은 만큼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과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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