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떠나는 날..총리 부친은 "난 유럽인으로 남을래!"

임규민 기자 2020. 12. 3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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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의 아버지 스탠리 존슨. /로이터 연합뉴스

31일(현지 시각) 영국이 유럽연합(EU)와 완전히 결별하는 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아버지는 “언제나 유럽인으로 남겠다”고 선언하며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의 부친 스탠리 존슨(80)은 이날 프랑스 공영 라디오 RTL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히 이해한 게 맞다면 나는 프랑스인이다. 내 어머니는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완전히 프랑스인이었다”며 프랑스 시민권 취득을 위한 여권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 시민권 취득은)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며 이는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언제나 확실하게 유럽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누구도 영국인에게 ‘넌 유럽인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없다. EU와 유대 관계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영국은 유럽연합(EU)이 설정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전환 기간이 31일 오후 11시(현지 시각) 종료되면서 EU와 완전한 결별 수순을 밟는다. 전날 영국 하원은 어업권·무역 조건 등을 망라한 EU와 영국의 미래 관계에 대한 협상 합의안을 통과시켰고, 존슨 총리는 이 안에 공식 서명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24일 EU와의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되자 양손을 뻗어 엄지를 치켜세우며 환호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구원투수' 격으로 작년 7월 총리에 취임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 투표 가결 이후에도 유럽 본토와 결별을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만연하자, 존슨은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꺼내 작년 12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1월 브렉시트를 단행하고 EU와의 미래 관계 협상까지 마무리하게 됐다.

반면 존슨 총리의 아버지 스탠리는 EU 잔류를 호소하며 번번이 아들의 노선에 반대 의사를 드러내왔다. 스탠리는 존슨이 런던 시장이던 2016년 초 EU 탈퇴 캠페인을 벌이자, “이보다 더 커리어를 끝장내는 일은 없다”며 “내각에서 좋은 자리를 얻고 싶다면 이래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브렉시트 국민 투표에서도 그는 자신의 차남이자 존슨의 동생 조와 함께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스탠리는 1979~1984년까지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고, 환경 관련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했다. 2018년 존슨이 부르카(전신을 가리는 검은색 이슬람 전통의상)를 입은 무슬림 여성에 대해 “은행 강도처럼 보인다”고 막말을 하자,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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