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후배들은 캡틴을 지탱했고, 캡틴은 후배들을 칭찬했다

손동환 2020. 12. 3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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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잘한 경기였다.

용인 삼성생명은 31일 부산 금정구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산 BNK 썸을 81-69로 꺾었다. 9승 9패로 3위 인천 신한은행(9승 8패)를 반 게임 차로 쫓았다.

승부를 결정지은 이는 배혜윤(183cm, C)이었다. 배혜윤은 후반에만 21점을 퍼부었다. 특히, 3쿼터에만 13점(2점 : 2/2, 자유투 : 9/10) 3리바운드(공격 1) 1블록슛. 배혜윤의 승부처 활약은 팀에 승리를 안겼다.

배혜윤이 3쿼터부터 득점에 치중할 수 있었던 이유. 윤예빈(180cm, G)과 이명관(173cm, F)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윤예빈은 전반전까지 12점을 퍼부었고, 이명관은 1쿼터에만 3점 2개를 포함해 9점을 넣는 깜짝 활약을 선보였다.

또 하나 더 있다. 윤예빈과 신이슬(171cm, G)이 3쿼터 들어 외곽에서 지원사격했기 때문. 윤예빈과 신이슬은 3쿼터에 3점슛 2개를 합작했고, 두 선수 모두 외곽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배혜윤에게 쏠린 수비를 분산했다.

즉, 모두가 잘한 경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생명은 이른 시간에 승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배)혜윤이가 공격과 수비, 리바운드 모두 잘해준 경기였다”며 배혜윤에게 공을 돌린 후, “모든 선수가 한발한발 뛰어줬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코트에 나온 모든 선수들을 칭찬했다.

분명 모든 선수들이 잘한 건 맞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듯, 배혜윤이라는 구심점의 활약이 제일 컸다. 배혜윤이 고비에 나서지 않았다면, 어린 선수들의 분위기가 확 처질 수 있었다.

그래서 윤예빈이 경기 종료 후 “(배)혜윤 언니가 있어서 너무 든든하다. 혜윤 언니를 많이 바라보는 것도 사실이다. 혜윤 언니가 있으면서 찬스가 생기는 게 크다. 그래서 더 의지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배혜윤을 의지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며칠 전 경기에서 실수도 많이 하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그 때 혜윤 언니가 해줬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혜윤 언니가 ‘코치님과 언니들이 자신 있게 하라고 해도, 결국 너가 해내야 한다’고 이야기해줬다. 그런 게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자신 있게 하려고 했고, 언니의 부담을 덜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마음가짐의 변화도 덧붙였다.

삼성생명은 어린 유망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발전 가능성 많은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보고 배울 구심점 없이, 이들이 발전하는 건 어렵다. 실제로, 많이 뛰는 어린 선수들도 배혜윤에게 의지하고 있다.

배혜윤도 고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알고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긴장하지 말고 자신 있게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하는 이야기를 언급했다.

그리고 “제일 잘하고 싶은 건 선수 본인이다. 실수를 했을 때, 뛰는 동료가 뭐라고 하면 흔들릴 수 있다. 자신감을 높여주고,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나도 모자란 게 많지만, 어린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어린 선수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실을 나가는 순간에도 어린 선수들을 생각했다. “인터뷰실에 같이 들어온 (윤)예빈이도 잘했지만, (신)이슬이와 (이)명관이가 정말 잘해줬다. 이 선수들이 잘 해줬기 때문에, 내가 후반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승리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팀이 갖춰야 되는 요건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쉽게 말할 수 있는 건 ‘신구 조화’다. 위기 대처 능력과 해결 능력, 노련미를 갖춘 고참이 중심을 잡고, 발전 가능성 뛰어난 어린 선수들이 폭발력을 보이는 것. 그게 ‘신구 조화’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삼성생명은 2020년 마지막 날 ‘신구 조화’의 좋은 예를 보여줬다. 어린 선수들이 캡틴에게 의지하지 않았고, 캡틴은 고비에서 어린 선수들을 지켜줬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은 캡틴을 더욱 신뢰했고, 캡틴은 유망주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2021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았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삼성생명이 앞)
- 2점슛 성공률 : 약 48%(25/52)-44%(22/50)
- 3점슛 성공률 : 약 26%(5/19)-20%(4/20)
- 자유투 성공률 : 약 94%(16/17)-약 68%(13/19)
- 리바운드 : 35(공격 10)-36(공격 15)
- 어시스트 : 11-13
- 턴오버 : 10-14
- 스틸 : 7-4
- 블록슛 : 3-2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용인 삼성생명
 - 배혜윤 : 37분 15초, 27점(자유투 ; 9/10) 11리바운드(공격 2) 4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
 - 윤예빈 : 38분 14초, 23점 8리바운드(공격 3) 4스틸 3어시스트 1블록슛
 - 이명관 : 22분 15초, 14점(3점 : 3/4) 3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 신이슬 : 24분 34초, 11점 1리바운드
2. 부산 BNK 썸
 - 김진영 : 29분 22초, 23점 3리바운드(공격 2)
 - 구슬 : 32분 30초, 15점 9리바운드(공격 3) 2어시스트 1스틸
 - 이소희 : 25분 22초, 12점 5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사진 제공 = WKBL
바스켓코리아 / 부산,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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