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창궐에 발길 '뚝'..세밑 전국 도심 '썰렁'(종합)

최대호 기자,백운석 기자,이정민 기자,김아영 기자,노경민 기자 2020. 12. 3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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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불빛만 채워진 번화가..새해맞이 가족과 함께 조촐히
31일 저녁 인적 끊긴 수원시 인계동 거리. © 뉴스1

(전국종합=뉴스1) 최대호 기자,백운석 기자,이정민 기자,김아영 기자,노경민 기자 = 지난 2월부터 약 10개월 동안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상황이 대한민국 연말 분위기를 확 바꿔버렸다.

2020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저녁 전국 주요 도시 도심지 곳곳은 한산했다.

경기 수원시 인계동 수원시청 뒤 번화가인 이른바 '인계박스' 거리는 조용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말 모임 등으로 거리를 걸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 혼잡했지만, 이날은 데이트에 나선 연인만 간간히 눈에 띌 뿐 단체 모임 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한 '무비사거리' 인근 호프집 사장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이미 올 연말 장사를 포기했다"며 "혹시나 해서 나왔는데 역시나 상황이 좋지 않다. 이 곳에서 10여년 장사했지만 올해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를 맞게돼 우울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행궁동 거주 40대 남성은 "해마다 행궁에서 타종행사를 해왔는데, 올해는 취소된 것으로 안다"며 "특히 서장대의 경우 해넘이 명소였는데 아예 출입이 통제됐다. 지역 상인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겠지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코로나19 상황이)끝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31일 밤 대전 유성 봉명동 로데오거리 주변 모습. © 뉴스1

대전의 번화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20~30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백화점 일대 음식점과 술집들은 비교적 한산했다. 예년 같은 흥청망청하던 연말 분위기는 자취를 감췄다.

음식점과 주점, 노래방 등이 즐비해 최근 신흥 '먹자골목'으로 떠오른 유성구 봉명동 로데오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음식점에는 손님들이 평일보다는 많았으나 연말 자리를 채우던 예전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천안은 한산하다못해 썰렁함을 보였다. 이날 오후 8시께 천안 신불당 먹자골목에는 손님들을 위한 크리스마스트리와 간판들만 반짝이고 있을 뿐 인적이 드물었다.

골목안 길게 늘어선 술집 수십여 곳 중 3~ 4곳을 제외하고는 손님이 두 테이블 이상 앉아있는 곳을 보기 힘들었다.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식당 주인들은 그저 손님이 오길 바라며 식당문만 쳐다볼 뿐이었다.

식당 주인 A씨는 "연말이라 그래도 저녁 때는 손님이 있겠지 했는데 지금까지 한 팀도 안들어왔다"며 "9시 문을 닫는 것에 반발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광주 지역 대표 번화가인 동구 5·18민주광장과 충장로 일대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해마다 열린 '민주의 종' 타종 행사가 취소된 데다 이날 최대 적설량 15.8㎝를 기록하면서 일대를 찾은 시민들은 드물었다.

여기에 이날 적설량 15.8㎝를 기록하고, 2년여만에 최저기온이 영하 8.9도까지 떨어지면서 시민들은 연말 분위기를 뒤로한 채 빠른 발걸음으로 일대를 벗어났다.

31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 구남로 일대가 한적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2020.12.31©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에서도 세밑 '코로나19 여파'는 같았다. 매년 연말 장사진을 이뤘던 구남로는 찾는이 없이 한산했다. 해운대 한 유명 음식점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길게 이어진 대기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내부에도 드문드문 빈 자리가 적지 않게 보였다.

맥주가게 사장 B씨는 "2018, 2019년 12월31일이면 가게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며 "오늘뿐만 아니라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은 90% 하락해 폐업 고민도 하고 있다. 너무 지친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대표 상권 중 한 곳인 율량동 상점가는 간판 불빛만이 가득차 있었다.

대부분의 상점이 불을 환하게 밝혔지만 오가는 사람이 적어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고 일부 상점은 문을 닫거나 임대 안내 현수막 등만 걸려있었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식당에 한 두 테이블만 손님이 있거나 아예 없는 곳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기에 쌀쌀해진 날씨에 옅은 눈발까지 날리면서 상점 주인과 종업원 등은 손님 맞이 대신 눈을 쓸거나 애꿎은 담배만 피우기도 했다.

음식점 업주 박모씨(40)는 "올 한해 코로나 때문에 지금까지 버텨온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 지역에 코로나 확진자도 많이 나오고 5인 이상 출입 금지 등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손님이 더 줄었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올해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새해를 맞으려 한다. 남편과 아이들 각자 새해 소원을 이야기 하고 서로 덕담을 나누기로 했다"고 말하며 택시 정류장으로 향했다.

31일 찾은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 사람들로 북적였어야 했지만 이날은 고요했다.2020.12.31© 뉴스1

한편 정부는 24일 0시부터 2021년 1월3일 밤 12시까지 5명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포함한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시행중이다.

이 기간 Δ동창회 Δ동호회 Δ야유회 Δ워크숍 Δ계모임 Δ집들이 Δ송년회 Δ돌잔치 Δ직장회식 Δ회갑·칠순연 Δ온라인 카페 정기모임 Δ친목 형성 목적의 수련회 등 사적모임으로 간주되는 5인이상의 모든 집회는 금지된다.

아울러 전국의 스키장과 눈썰매장 등 겨울 스포츠시설과 해넘이·해맞이 명소 등 주요 관광지는 폐쇄됐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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