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놀이' 사과·법적 대응 철회..결국 '백기' 든 허민 키움 의장
허홍씨 새 대표이사에 내정도
KBO "이런 일 거듭되지 않길"
[경향신문]
리그의 구성원이면서 리그의 통제를 벗어나려 했던 허민 의장(사진)의 시도는 결국 백기투항으로 마무리됐다. KBO 상벌위원회의 직무정지 2개월 징계에 대해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겠다고 나섰던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이 이른바 ‘야구놀이’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법적 대응 역시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허 의장은 지난 31일 키움 구단을 통해 ‘팬분들과 야구계에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냈다.
허 의장은 “먼저 논란이 된 과거 훈련 외 시간의 비공식적 투구와 관련해, 불편함을 겪었을 선수 및 야구 관계자분들 그리고 KBO리그의 근간인 팬분들께 늦게나마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 “한 구단의 이사회 의장 신분으로, 대단히 부적절하고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으며, 그간 야구계를 걱정하시는 안팎의 우려에 충분히 공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KBO 상벌위의 징계에 대해 법적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도 철회했다. 허 의장은 “팬분들과 선수분들이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서도 사과한다”면서 “직무정지 기간 이후 구단 이사회 의장 본연의 역할만 수행할 예정이며,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된다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키움은 이사회를 통해 NC소프트, NHN 출신의 허홍씨(55)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허 의장의 ‘야구놀이’ 사태는 2019년 6월 불거졌고,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KBO리그의 뜨거운 감자였다. 당시 고양야구장에서 2군 선수들을 상대로 투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KBO에서 따로 코멘트할 것은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징계를 수용해 이 같은 상황이 거듭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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