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10년 노사 갈등' 끝내나
이달 중 노사 합의문 조인식
[경향신문]
10년간 이어진 충남 아산 유성기업의 노사 대립이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2011~2020년 임금 문제 해결, 현장 감시카메라 철거,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처벌, 노사 쌍방의 유감 표명,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을 위한 실행팀 가동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가결했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찬반 투표에는 240명이 참가해 87.5%인 210명이 찬성했다.
노조는 “10년의 투쟁 과정을 바라볼 때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지만, 2021년부터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마음에서 한발 양보했고, 회사도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기업 노사는 1월 중 합의문 조인식을 할 예정이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유성기업에서는 2011년 노조가 사측의 ‘주간 연속 2교대 합의 조항’ 불이행에 반발해 전면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이 직장폐쇄로 맞서며 10년째 노사 갈등을 빚어왔다. ‘노조 파괴 논란’ 속에 조합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일부 조합원이 노무담당 상무를 집단구타해 중상을 입히는 사건도 있었다.
2019년 9월에는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이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유 회장은 현재 수감 중이다.
국내 최장기 노사분쟁 사업장인 유성기업 노사가 잠정합의를 이끌어내면서 10년간의 갈등을 종식시킬 수 있는 길을 열자 지역사회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새로운 역사를 쓴 유성기업의 이번 합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최종 합의가 나올 때까지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하고 평화로운 합의를 통해 대타협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오랜 갈등으로 지친 유성기업 직원들의 심리 치료를 돕고, 유성기업 노사가 서로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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