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 온다" 월가의 경고

황시영 기자 2020. 12. 3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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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부양책 통과로 인플레 기대치 높아져..달러 약세 지속 예상
/사진=AFP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내년에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월가 비안코리서치의 설립자인 짐 비안코는 CNBC 인터뷰에서 "한 세대(30년) 만에 처음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내가 내년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비안코는 인플레 수준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를 0.5%포인트 정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상승폭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코어 인플레 2.5%는 사실상 지난 28년동안 아무도 보지 못한 최고치"라면서 "이는 거의 한 세대동안 인플레를 목격하지 못했다는 것이며 사람들이 인플레가 어떤 것인지 잊어버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비안코는 인플레가 증시를 위협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버리고 긴축으로 돌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다.

그는 "인플레로 금리가 상승하면 현재 역사적으로 위험한 상태에 놓인 증시는 이것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율이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이다.

아직까지는 경제가 고전하고 있어서 인플레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비앙코는 "이같은 현상(인플레가 없는 것)은 일시적"이라면서 "추가 부양책, 고용시장 회복과 맞물려 소비 수요는 2021년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안코는 또 "당신이나 나나 모든 사람들은 1년안에 1달러로 살 수 있는 물건들이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고, 이는 수입 저하로 이어진다"면서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게 되고 대출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1경5000조 넘는 돈 풀려…경제정상화 맞물리면 물가 상승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을 필두로 유럽연합(EU)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중에 푼 유동성 규모는 14조달러(약 1경5225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백신으로 인한 경제 정상화가 맞물리면 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야누스핸더슨의 존 파툴로도 억눌린 소비가 폭발하면서 내년 인플레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시장의 인플레 기대치도 1년6개월여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상황이다.

지난 28일 뉴욕 연준의 11월 소비자기대지수 조사결과 향후 1년간 인플레 기대치 중간값은 2.8%에서 3%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토벨 애셋 매니지먼트의 루도빅 콜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악몽이 끝나고 경제가 한꺼번에 재개될 때, 사람들은 그동안 풀렸던 유동성이 여전히 주변에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면서 "내년 봄 슈가러시가 시작될 것이고 우리는 더 높은 인플레를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부양책 통과로 인플레 기대치 연 2% 육박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와 경기부양책 통과 등으로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연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1.89%를 기록해 201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30일 발표된 10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로 8.4% 올라서 2014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내년 1월 첫째주 미국 조지아주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겨 '블루웨이브'(민주당이 대통령, 상·하원을 모두 차지)가 되면 대규모 부양책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은 현실화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이후 추가적인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말해왔고, 지난 5월 민주당이 지배하는 하원에서 통과시킨 4차 부양책은 3조3000억 달러 규모였다.

'쏟아질 달러가 경기를 회복시키고, 경기에 민감한 소형주, 가치주 강세를 일으킬 것이다. 물가는 오를 것이고, 달러는 약세로 갈 것이다'라는 게 월가 대다수 금융사가 예상하는 경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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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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