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여성 국방부 부장관 나온다
중국·아시아 정책 담당 이력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캐슬린 힉스 전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50·사진)을 국방부 부장관에 지명했다. 힉스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국방부 부장관이 된다.
바이든 당선자 인수위원회는 “힉스 지명자는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전략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료로 경력을 시작한 힉스 지명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정책담당 수석부차관까지 승진했다. 이후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로 자리를 옮겨 부소장으로 재직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힉스 지명자를 선택한 것은 최초 여성 국방장관으로 거론됐던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을 장관에 지명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플러노이 대신 4성 장군 출신인 흑인 남성인 오스틴을 장관으로 지명한 데 따른 여성계 불만을 다독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힉스 지명자가 군인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된다.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는 전역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아 ‘군인 출신이 국방장관이 되려면 전역 후 7년이 지나야 한다’는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그가 임명되려면 의회가 예외를 인정해줘야 한다. 이를 두고 군에 대한 문민통제 전통이 약화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비군인 출신 힉스 지명자를 2인자에 앉힘으로써 이런 우려를 무마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힉스 지명자는 2010년대 초반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회귀’ 정책 이행에 관여했고 중국의 부상에 관한 기고를 자주 해왔다”면서 “오스틴의 아시아 대응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려는 신호”라고 했다. 그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 기고문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한반도에서의 협상 입지를 약화시키고, 미국 국민과 경제를 보호하는 능력을 저해하며, 중국 및 러시아의 잠재적 군사 위협에 맞서는 우리의 장점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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