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비자물가 0.5% 상승..사상 첫 2년 연속 0%대
전·월세, 식료품 등은 올라
가계살림 부담 큰 폭 상승
[경향신문]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5% 오르는 데 그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돼지고기를 비롯한 주요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전·월세도 상승하면서 가계살림 부담은 커졌다.
통계청이 지난 31일 발표한 ‘2020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지지난해보다 0.5% 올랐다. 전년(0.4%)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률이 낮았던 주요인은 코로나19다.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외식 가격 상승률이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0.8%를 나타냈다. 전년(1.9%)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동이 위축된 결과 해외 단체여행비(-6.1%)와 승용차임차료(-9.1%)도 감소했다.
석유류 물가는 7.3% 떨어져 하락폭이 컸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경기침체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복지 확대와 코로나19 피해 지원도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 무상교육 확대로 고등학교 납입금이 60.9% 줄었고, 건강보험 적용 확대로 병원검사료는 9.6% 하락했다. 휴대전화료(-3.4%)와 사립대학교 납입금(-1.4%) 등도 하락했다.
반면 ‘장바구니 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역대 가장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공급이 줄며 6.7% 상승했다. 특히 양파(45.5%)와 배추(41.7%) 가격이 많이 올랐다. 코로나19로 집밥을 먹는 이들이 늘면서 축산물 가격도 7.3% 상승했다. 돼지고기(10.7%)와 한우(8.3%) 가격 상승폭이 컸다.
집세는 2019년 감소(-0.1%)했다가 지난해 증가(0.2%)로 돌아섰다. 전세와 월세는 각각 0.3%, 0.1% 올랐다. 12월만 보면 전세 증가율(0.9%)은 2년 만에, 월세 증가율(0.4%)은 4년1개월 만에 가장 컸다. 부동산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늘고 정부의 전·월세 대책이 적용된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올해는 소비자물가가 1.1%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디플레이션은 물가 상승률이 계속 마이너스가 나오고, 사람들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며 “아직까지 디플레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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