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책임' 놓고..새해부터 금융위 탓한 금감원

이새하 2020. 12. 3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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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사모펀드 일반에 노출
윤석헌 "금융위 규제완화 탓"
금융감독원 독립도 재차 언급
신년사 발표한 금융협회장들
디지털·혁신·ESG경영 강조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잇단 사모펀드 사태를 두고 새해부터 부딪혔다. 은 위원장은 3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사모펀드 사태로 잃은 금융 소비자 신뢰를 찾겠다고 밝혔으나 윤 원장은 사모펀드 사태 원인이 규제 완화 정책에 있다고 재차 금융위를 겨냥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2020년에는 안타깝게도 일부 사모펀드 부실 등으로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입고 금융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다"며 "2021년에는 금융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보호 간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미래 지향적인 금융 소비자 보호 방안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윤 원장은 금융위를 겨냥해 "2014년과 2015년 당시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논의될 때 우리가 좀 더 소신껏 '브레이크'를 밟았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스스로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감독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상시 감시체계 정비 등으로 감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사모는 사모답게' 운영해야 한다는 소신도 내비쳤다. 그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사모펀드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위험 감내 능력이 부족한 일반투자자들이 은행처럼 쉽게 접근하는 소매 채널을 통해 고위험 상품에 노출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고위험을 제대로 인지·관리하는 전문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사모펀드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체계 개편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방지하고 금융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효과적인 금융감독체계인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대해서는 두 금융기관 수장이 의견을 모았다. 은 위원장은 "2021년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최우선으로 하되 위기를 기회로 바꾸도록 코로나19 이후의 한국 경제와 금융 도약을 준비하겠다"며 "이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은 위기 극복과 금융 안정, 혁신 성장, 신뢰 회복 등 네 가지"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금융 지원 축소 시 예상되는 '절벽효과'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했다.

이날 신년사를 발표한 주요 금융협회장들은 디지털과 혁신, ESG(환경·책임·투명경영)를 2021년 화두로 제시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화가 팬데믹으로 우리 일상 속에 빠르게 스며들었다"며 "(은행들도)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과감한 자기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장들은 "포스트 코로나라는 변화의 흐름에서 혁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보험산업 발전과 생존을 위해 보험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사회·경제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위험 출현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가속화를 성장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도 "여신금융업계가 빅테크·핀테크사보다 더 혁신적으로 나아갈 수 있고 전통 신용카드업을 넘어 새로운 종합금융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협회장들은 모두 ESG의 중요성도 주장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하기 위해 ESG 경영을 회원사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회장은 "국내 금융사들이 기후·환경 리스크 관련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자금 조달·대출 운용 전반을 재설계해 그린뉴딜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자원 공급이 확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협회장들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Big tech)'와의 역차별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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