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2021년은 희망찬 '미래 도시' 원년

파이낸셜뉴스 2020. 12. 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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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본 '미드나이트 스카이'란 영화가 있다.

영화 속 2049년 미국 도시는 대기오염으로 정주환경이 대부분 파괴됐고, 사람들은 지하공간으로 집단으로 이주한다.

이 영화뿐 아니라 대부분 영화 속의 미래도시는 전쟁, 질병, 자연재해 등으로 폐허가 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고, 절제 없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기후변화와 질병을 유발해 영화 속의 도시를 점차 현실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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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본 '미드나이트 스카이'란 영화가 있다. 영화 속 2049년 미국 도시는 대기오염으로 정주환경이 대부분 파괴됐고, 사람들은 지하공간으로 집단으로 이주한다. 이 영화뿐 아니라 대부분 영화 속의 미래도시는 전쟁, 질병, 자연재해 등으로 폐허가 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예술품이라는 도시는 기회의 공간이자 탐욕의 공간이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고, 절제 없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기후변화와 질병을 유발해 영화 속의 도시를 점차 현실로 만들고 있다.

한편 도시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도시는 시련이 올 때마다 강한 회복력을 발휘해 성장해왔다. 콜레라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하수시스템과 공원을 만들었고 쓰레기를 수거해 소각하는 기술도 개발돼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오히려 개선됐으며, 이를 토대로 도시는 경제와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도약했다.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는 '위대한 미국도시의 탄생과 소멸'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혁신성이 응집된 도시는 질병의 희생자이자 정복자라고 도시를 찬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년간 도시는 너무 큰 시련을 겪어 왔다. 전염을 피하기 위해 원격근무·수업·회의가 늘면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됐고 여행, 식당, 카페, 노래방 등 도시의 문화생활은 거의 끊겼으며, 거리에서 사람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온라인 쇼핑한 물품과 음식 배달을 위한 택배차량들이 사람을 대체했다. 코로나로 경제가 침체되면서 젊은 층의 일자리가 전년 대비 11% 이상 줄었고,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빈부의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하지만 다행히도 작년 12월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감염병 확산의 큰 고비는 넘겼다. 안도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들이 중심이 되어 회복대책들을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탈탄소 중심의 도시에너지공급 체계 구축이다. 2050 탄소중립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한 단기 실천계획을 조속하게 확정하고, 신재생에너지그리드 구축 및 주차장 및 주유소 공간을 활용한 전기·수소차 급속충전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둘째, 도시와 교통환경의 탈탄소형 전환이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역세권에 고밀의 재생에너지주택을 공급하고, 보행자·자전거 중심으로 도로체계를 개편하며,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화물차량을 줄이기 위해 지하물류배송시스템 건설도 추진해야 한다.

셋째, 감염병에 대비해 대면활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지연 없이 접속이 가능하도록 인프라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 및 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인해 확대된 빈부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젊은 층을 위한 기업맞춤형 취업교육을 확대하고,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 등을 위한 피해복구대책을 마련하며, 빈곤계층을 위한 기본소득제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2021년은 코로나로 죽어가던 도시를 희망찬 미래의 도시로 만드는 원년이다. 도시가 코로나라는 질병의 근원이었다면 이젠 역으로 질병을 통해 도시를 치유해야 한다. 에너지를 비롯해 도시계획, 교통, 디지털 환경, 빈부격차 더 나아가 시민의 의식까지도 모두 바뀌어야 한다. 정치권도 도시문제를 지방정부 책임으로 변방시하는 방관자적 자세를 지양하고 관련 입법을 통해 적극 나서야 한다. 인구의 90%가 사는 도시의 빠른 회복이 없으면 국가의 미래도 없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 전 한국교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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