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소통형 실장', 신현수 '檢개혁 조율'.. 文, 5년차 국정 관리

이도형 2020. 12. 3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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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청와대' 비서실장 유영민·민정수석 신현수 임명
兪, 실물경제 밝아 과기부서 성과
"대통령께 외부 정서 전달할 것"
申, 박범계 장관후보자와 檢개혁
대표적 親文.. 윤석열과 법대 동문
지지율 30%대 탈출 돌파구 삼아
김상조 정책실장 사의는 반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이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과 교체 인사를 하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임기 후반 ‘3기 청와대’를 이끌 비서실장으로 유영민(69)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낙점했다. ‘윤석열 사태’ 여파를 수습할 새 민정수석에는 신현수(62)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기업인 출신인 유 실장은 문재인정부 첫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맡았다. 유 실장의 소통·조정 능력이 고려된 인사로 평가된다. 검찰 출신인 신 수석은 문 대통령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친문 인사다. ‘윤석열 사태’로 흠집이 난 검찰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노영민 전 비서실장·김종호 전 민정수석과 함께 사의를 표명한 김상조 정책실장은 현안이 많다는 이유로 유임시켰다.

◆대통령 신임 두터운 유영민·신현수 발탁

유 실장과 신 수석 모두 대통령 신임이 두텁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산 출신인 유 실장은 20대 총선에서 문 대통령이 ‘영입인사 11호’로 직접 영입했다. 문 대통령 최측근인 이호철 전 참여정부 민정수석과 부산대 동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는 기업인 출신이다. LG전자 전산실을 거쳐 LG CNS, 포스코 ICT 등에서 일했고 소프트웨어(SW)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참여정부 시절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으로 재임하면서 현 정권과 연을 맺었다. 20대 총선과 21대 총선 두 차례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했지만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에게 모두 패했다. 과학기술통신부 장관 시절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통신비 절감 등의 성과를 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유 실장을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덕장”이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무엇보다도 바깥에 있는 여러 가지 정서라든지 여러 가지 의견들을 부지런히 듣고, 또 대통령께 부지런히 전달해 잘 보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 수석은 2004년 참여정부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시민사회수석·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5년 청와대에서 나온 후 검찰을 떠나 김앤장에 입사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로 파견 간 검사들 중 유일한 사례다. 2017년에는 문재인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는 국가정보원의 살림살이를 맡는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되어 서훈 당시 원장과 함께 국정원 개혁을 이끌었다. 신 수석은 “어려운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됐다”며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이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와 관련한 소회를 밝히고 있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임기말 안정적 국정 관리 방점 찍은 청 개편
이번 ‘3기 청와대’는 문재인정부 취임 후 구성된 ‘1기’ 및 ‘2기 청와대’와는 차이가 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1기)과 노 전 실장(2기)이 각각 586운동권과 친문(친문재인)계를 대표한다면, 유 실장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 출신이면서도 기업인 경력을 지녔다. 실물경제에 밝은 유 실장의 임명은 과거와는 다르다.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에 계속해서 비(非)검찰 인사를 기용했던 점을 고려하면 신 수석 임명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임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판사 출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검찰개혁을 추진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 수석(사법연수원 16기)은 윤석열 검찰총장(23기)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 빨간불이 켜진 신호등 너머로 청와대 본관 전경이 보인다.
이재문 기자
문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5주째 30%대에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28~30일 조사해 발표한 주중 여론 조사결과 문 대통령 지지율은 36.9%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59.8%로 취임 후 최고치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참조) 이런 국면에서 문 대통령은 신뢰할 수 있는 인사를 청와대 마지막 비서진에 포진시킴으로써 임기말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노 전 실장은 유 실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이 “흔히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라고 말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유 실장 또한 이와 같은 마음으로 임기 마지막 날까지 무한책임의 각오로 헌신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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