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대회에 귀신이?.. 北 "김일성·김정일 동지께 대표증 수여"

이용수 기자 2020. 12. 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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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앞두고 지난 30일 열린 대표증 수여식에서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서 손뼉을 치고 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에게 대표증을 수여했다는 발표가 나온 순간으로 추정된다. 앞줄 왼쪽부터 김수길 인민군 총정치국장(대장), 최부일 노동당 군정지도부장, 당중앙위 부위원장인 김영철·박태덕·최휘·리일환,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원수), 허철만 노동당 간부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노동당이 모든 권력의 중심인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인 노동당 대회(8차)가 임박한 가운데 31일 북한 전문가들과 안보부처 관계자들을 아연케 한 보도가 나왔다. 고인(故人)인 김일성·김정일 부자에게 당대회 대표증을 수여했다는 내용이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이번 당대회는 귀신에게도 문호를 연 초유의 당대회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대표증 수여식이 12월 30일에 진행됐다”며 “대표증 수여식에서는 먼저 전당(全黨)의 수백만 당원들과 전체 조선인민의 일치한 의사와 절절한 염원을 담아 영광스러운 우리 당의 창건자·건설자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대표증을 정중히 수여해드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 대표증을 수여해드렸다는 것이 장내에 선포되자 참가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터쳐올리며 열렬히 지지·찬동하였다”며 “전체 참가자들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을 생존해계실 때처럼 변함없이 우리 당대회 위대한 대표자들로 높이 우러러모시고 당대회를 맞이하게 된 크나큰 감격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8차 당대회 준비위원장인 김재룡 당중앙위 부위원장은 “당대회 대표증을 수여받는 영광의 이 시각 우리들의 가슴 속에는 불세출의 위인, 절세의 애국자이시고 혁명의 대성인이시며 주체의 태양이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끓어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우리들 심장속에 영생하시며 마음의 기둥이 되어 주시고 굴할 줄 모르는 신념과 투쟁의지를 안겨주고 계시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을 생존해 계실 때와 같이 당대회 위대한 대표자들로 높이 모시고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위한 노선과 전략을 채택하는 것은 우리 당과 혁명의 요구이며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의 한결같은 지향과 의지이고 마땅한 도리”라고 했다.

심혈관계 질환을 앓던 김일성은 82세였던 1994년 7월, 김정일은 69세였던 2011년 12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사망 후 김일성은 ‘공화국의 영원한 주석’, 김정일은 ‘노동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각각 추대됐다. 북한의 주요 거리마다 세워져 있는 ‘영생탑’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김 부자의 시신은 방부 처리돼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돼 있다. 김정일 시신 안치 당시 들어간 비용은 100만달러(약 10억88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시신 방부 처리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특수 유리관 등의 물자를 수입하는 데 든 비용이다. 주 2회 시신을 관에서 꺼내 방부제를 발라야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 매년 유지비 250만달러(약 27억2000만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의 생일과 사망일, 노동당 창당일 등 중요한 날엔 당·정·군 고위 관리들을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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