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동삼척비일일지한' 이임사 남기고 청와대 떠나는 노영민

이완 2020. 12. 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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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두번째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실장이 "세 척의 얼음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청와대를 떠났다.

노영민 실장은 31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이임인사를 하며 "'빙동삼척비일일지한(氷凍三尺非一日之寒)', 세 척의 얼음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세 척이면 1m인데, 이 1m의 얼음이 하루의 추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하루의 따뜻함으로 녹일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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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입장한 뒤 인사말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두번째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실장이 “세 척의 얼음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청와대를 떠났다.

노영민 실장은 31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이임인사를 하며 “‘빙동삼척비일일지한(氷凍三尺非一日之寒)’, 세 척의 얼음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세 척이면 1m인데, 이 1m의 얼음이 하루의 추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하루의 따뜻함으로 녹일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임하면서 간단히 한말씀 드리고 싶다”고 한자성어를 말한 뒤 “우리 사회의 문제는 그 뿌리가 깊어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혜를 발휘하여 대응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그러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빙동삼척비일일지한’은 중국 후한의 사상가 왕충이 지은 <논형>에서 유래한 말이다. 모든 일은 짧은 시간에 갑자기 완성되지 않고 오랫동안 힘을 기울여 노력해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노 실장이 떠나며 이같은 말을 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4년 동안 노력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점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노 실장은 “최고의 대통령을 모셨던 지난 2년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 비서실장으로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도 매우 크다는 것 때문에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 실장은 지난 2019년 1월8일 비서실장에 임명된 뒤 춘추관에 들어섰을 때도 한자성어를 말한 바 있다. 당시 노 실장은 “(청와대 비서실 사무실에 걸린) 춘풍추상(春風秋霜: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이란 글은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되새겨야 할 성어”라고 기강을 강조했었다. 임종석 비서실장 이후 바톤을 넘겨받은 노 실장은 ‘기강’ 외엔 청와대 안팎에서 다른 평가가 별로 없었다. 수도권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청와대 다주택 보유 참모들에게 1주택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했지만,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부동산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지기도 했다. 노 실장도 충북과 서울에 보유한 주택 가운데 팔려고 내놓을 매물을 두고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여줬다.

3선 의원 출신인 노 실장은 2012년 대선과 지난 대선 당시 각각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과 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을 지낸 핵심 측근이다. 주중대사를 지낸 뒤 비서실장에 기용됐다.

한편 이날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된 유영민 실장은 기업인 출신답게 ‘생산성’과 ‘효율’을 강조했다. 유영민 실장은 “빠른 시간 내에 현안들을 잘 정비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력을 높이고, 또 통합과 조정을 통하여서 생산성 있는, 효율 있는 청와대 비서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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