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 감각보다 경제 전문성.. 남은 임기 '한국 재도약' 방점 [새 비서실장에 유영민]

김호연 2020. 12. 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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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포스코ICT 등 거치며
한국판 뉴딜·탄소중립 과제 적임자
민정수석에 첫 검찰 출신 발탁
검찰 개혁 추진하되 소통도 중시
사의를 표명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12월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인사 개편 관련 브리핑 뒤 신임 유영민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31일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교체하면서 한달 새 3차례에 걸쳐 단행한 올해 인적 쇄신을 마무리했다. 연말 마지막날까지 인사를 이어간 건 임기 5년차를 앞두고 새해에는 하루라도 빨리 국정 운영 부담을 최소화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김상조 정책실장은 유임시켜 기존 정책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치 입문시킨 유영민 전격 발탁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대통령비서실장과 민정수석에 각각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신현수 전 국정기조실장을 발탁했다. 12월 4일과 30일 개각에 이어 12월에만 세번째 이뤄진 굵직한 인사다. 문 대통령이 인적 개편 속도전에 나선 것은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좀처럼 돌아서지 않는 여론 등을 감안한 처방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문제와 코로나19 사태, 법무부-검찰 갈등 등 악재가 이어진 가운데 인적 쇄신을 통해 국면을 전환시키고 새로운 국정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란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직접 정치에 입문시킨 유 실장을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발탁함으로써 국정 장악력과 추진력을 마지막까지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12월 22일 정부 5부요인 초청간담회에서 새해 국정운영방향과 관련, "보통의 경우에는 국정을 잘 마무리해가야 되는 시기인데 우리 정부는 한국판 뉴딜 또 2050 탄소중립 등 대한민국 경제를 대전환시키는 새로운 과제를 착수했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과제들을 제대로 정착시키고 추진해 나가야 된다"며 "그렇게 해서 그것이 앞으로 미래에서도 계속해서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우리가 토대를 마련해야 된다"며 전력투구 의지를 확인했다.

유 비서실장이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LG CNS 부사장,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포스코ICT COO,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을 지낸 실물경제 전문가라는 점이 발탁의 주요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유 비서실장에 대해 "경제, 행정, 정무 등 여러 분야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덕장으로 코로나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다양한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한편, 함께 사의를 표명했던 김상조 정책실장은 유임됐다. 기존 정책기조를 임기 마지막까지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김 실장에 대해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 방역 등의 현안이 많아서 정책실장을 교체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진행 중인 사안들이 많기 때문에 그 사안들이 끊어지거나 공백이 생기거나 정부와 진행 중인 사업들이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 기용

신임 신현수 민정수석의 발탁은 현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출신 기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 수석은 서울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제주지검 부장검사와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을 거쳐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사정비서관을 지냈다.

검찰 출신 민정수석의 전격 기용이라는 점에서 최근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내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탈검찰' 기조 유지가 검찰과의 소통에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아울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대표되는 권력기관 개혁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검찰 출신이면서도 사법개혁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철학을 누구보다 잘 공유하고 있는 신 수석을 전격 기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신 수석에 대해 "풍부한 법조계 경력을 바탕으로 균형감과 온화한 인품, 개혁 마인드와 추진력을 겸비해 권력기관 개혁 완성과 국민들의 민심을 대통령께 과감없이 전달할 적임자"라며 "문 대통령과 함께 참여정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며 사법개혁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으며,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정원의 개혁작업을 주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국민을 위한 법무·검찰 개혁 및 권력기관 개혁을 안정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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