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권력, 국민 위 군림 안돼"..윤석열 "檢, 국민만 바라봐야"
김진욱, 지하철로 첫 출근
"무소불위 권력기관 우려?
앞으로 행보 지켜봐달라"
윤석열, 신년사에 고심 흔적
'국민' 단어 14번 쓰며 강조
외풍에 휘둘리지 않겠다 의지
31일 오전 김 지명자는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무소불위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염려가 있지만, 이 권한도 국민에게 받은 권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차관급인 공수처장에 지명된 김 후보자는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했다. 그는 "헌법을 보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그런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 안 되며, 우리 헌법상 존재할 수도,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이 윤 총장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또다시 검찰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공수처 중립성 훼손 우려와 관련해 김 지명자는 "국회와 청와대 검증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국민 검증이자 가장 중요한 인사청문회 과정이 남아 있다"며 "이제 막 시작이니 인내심을 갖고 하면 불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출범 이후 처장이 임명할 차장을 친(親)정권 인사가 차지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우려도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관심을 갖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반응했다. 판사 출신으로 수사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공수처는 처장 혼자가 아니라 차장, 검사, 수사관 등 다른 직원이 있다"며 "차차 보완될 것으로, 하나의 팀으로 서로 보완하며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명자는 "공수처 출범에 대해 국민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말했다"며 "이제 막 태어나는 공수처를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김 지명자는 전날 공수처장 지명 이후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를 묻는 질문에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나중에 인사청문회 때, 그리고 그 이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려를 관심으로 받아들이겠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반면 윤 총장은 이날 새해 신년사에서 '국민'이란 단어를 14번이나 쓰며 검찰개혁에 대한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의 변화와 개혁은 형사사법시스템과 관련 법령 개정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검찰개혁의 목적과 방향은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의 검찰'이란 오로지 그 권한의 원천인 국민만을 바라보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검찰'이란 수사 착수, 소추, 공판 등 (수사) 전 과정에서 편파적이지 않고, 선입견을 갖지 않으며, 범죄 방지라는 공익을 위해 부여된 우월적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지난 24일 법원의 법무부 징계 집행정지 결정 후, 신년사를 통해 첫 공식 의견을 냈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부·여권의 '검찰개혁' 의제가 정치적 쟁점이 되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검찰이 복종할 대상은 집권세력이 아닌 국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적 외풍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지명자는 이날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 출근해 청문회 준비단과 상견례를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법무부 장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청문회장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추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 출범 등 2021년부터 형사사법체계 전반에 큰 변화가 있다"며 "새로운 형사사법 절차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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