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사라지는 강아지들.. 영국 마약 갱단, 개도둑으로 전향?
처벌 수위 높이라는 캠페인 등장
영국 런던에 사는 마이크 재스퍼(66)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반려견 테드(3)를 산책시키던 중 괴한의 공격을 받아 개를 도난당했다. 그는 백인 남성 둘이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면서 주의를 끌더니 갑자기 그를 공격하곤 개를 훔쳐 달아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의 딸 루신다 재스퍼는 “개를 도둑맞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우리는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지역 언론에 말했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자 반려견 수요가 늘면서 개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경찰에 신고된 개 ‘절도’ 건수는 320건으로 전년 1년 전체 건수 170건의 약 2배에 달한다. 방송 스카이뉴스는 마약 거래, 차량 절도 등으로 돈을 벌던 갱단들이 개를 훔치는 일에 가담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닐 오스틴 형사는 스카이뉴스에 “반려견 구입 평균 가격이 코로나 이전 500파운드(한화 약 75만원)에서 최근 2000파운드(약 300만원)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범죄 조직들이 가담할 만한 수익성있는 시장이 된 것”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코로나 이후 개 입양 가격이 크게 올랐다. 영국 애완 동물 분양 사이트에 따르면 고급 견종 코커스패니얼의 평균 입양 가격은 2109파운드(약 312만원)로 작년 6월 이후 2.8배를 기록했다. 코카푸는 2362파운드(약 350만원), 카바푸는 2796파운드(약 414만원)으로 각 2.7배 뛰었다고 일간 더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개 도둑들은 주로 2명씩 짝을 이뤄 치밀하게 작전을 전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정원에 묶여 있는 개를 유인해 훔쳐 달아나는 식이다. 특히 암컷이 인기인데 불법 번식장에 팔아넘기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개 도둑이 기승을 부리자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영국 청원 사이트(change.org)에 올라온 ‘개 납치를 특가법으로 처벌하라’는 청원은 31일 기준 50만명 가까이 서명했다. 이 청원을 올린 시민운동가 스탠 롤린슨(72)은 지역 언론에 “현행법상 반려견을 훔친 사람은 스마트폰같은 물건을 훔친 사람과 동일하게 처벌받고 있다”며 “납치와 같은 범죄이므로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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