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미니도 1만대 팔렸다..수입차 사상최대 호황

박윤구 2020. 12. 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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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7만대 판매 사상최대
양극화 심화로 고가수입차 질주
개소세 인하·신차 라인업 인기
1년새 판매량 13%이상 뛰어
8개 브랜드 年1만대 이상 판매
벤츠 6만7000대 5년 연속 1위
BMW·아우디·폭스바겐 뒤이어
테슬라 1만1000대 폭발적 인기
2020년 한 해 코로나19가 한반도를 뒤흔들었지만 수입차 시장은 역대 최고 실적 경신을 눈앞에 뒀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대대적인 신차 라인업 구성, 브랜드별 공세적 마케팅 전략 등 '삼박자'가 어우러지면서 수입차 판매는 사상 최초로 27만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에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4시리즈, 아우디 R8, 폭스바겐 티록 등 신차 출시가 대거 예고된 만큼 수입차 시장의 질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20년 1~11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24만34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이는 역대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판매실적이다. 매년 12월은 수입차 브랜드별 할인 행사로 판매량이 급증했던 만큼 기존 연간 최대 실적(2018년·26만705대) 경신은 물론 연간 27만대 판매 달성 기대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국산차보다 최대 수천만 원 비싼 수입차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린 데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정부의 자동차 개소세 감면 한도 폐지가 고가 수입차 수요를 자극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2020년 3월부터 개소세율을 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그런데 7월부터는 인하폭을 축소해 세율을 3.5%로 상향하고 '100만원' 감면 한도를 없앴다. 이로 인해 공장 출고가 또는 수입가 6700만원 이상 고급 차종에 대한 개소세 감면 혜택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국산차에 대한 역차별 논란까지 제기됐다.

3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수입차 매장 앞에 판매 대기 중인 수입 차량들이 줄 지어 늘어서 있다. [이승환 기자]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신차를 쏟아내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수입차 시장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한때 배출가스 불법 조작 논란에 휩싸여 국내에서 신차를 단 한 대도 내놓지 못했던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은 산하 네 개 브랜드를 통해 54개 모델을 출시했다. 수입차 업계에서 양강 체제를 구성한 메르데세스-벤츠와 BMW 또한 E 클래스, 5시리즈 부분변경 모델 등을 비롯해 다양한 신차를 국내에 선보였다. 쉐보레와 포르쉐, 볼보, 랜드로버 등도 주력 모델을 일부 교체하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여기에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과 연말 할인 행사가 더해지면서 수입차 매장을 향하는 발걸음이 더욱 늘고 있다. 폭스바겐은 티구안이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최초로 연 1만대 판매를 달성하자 지난 11월부터 두 달간 최대 700만원의 할인 행사를 열었다. 특히 12월에는 캐딜락과 재규어랜드로버도 본사가 직접나서 최대 수천만 원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내세웠고, 아우디는 일부 딜러사들이 자체적으로 1100만~1500만원의 할인과 보증 기간 연장을 제안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2020년 완성차 내수 실적이 증가했고 연간 판매실적(국산차·수입차)은 189만대 선으로 예상된다"며 "수입차 시장 호황은 결국 소득 양극화로 인한 현상으로 봐야 하는데, 1~10월 국내 완성차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경형과 준중형 차종 판매는 줄어든 반면 중대형 차종 판매는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2020년 수입차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났지만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11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이 가장 많은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6만7333대)로 2016년부터 5년 연속 1위 수성이 확실시된다. BMW(5만2644대)와 아우디(2만2404대), 폭스바겐(1만4886대) 등이 그 뒤를 따르면서 '독일 3사' 전성시대가 다시 열렸다.

최근 안전의 대명사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볼보(1만1446대)와 정통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선보인 쉐보레(1만1416대),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1만152대)도 '1만대 클럽'에 합류했다. 전기차 보조금 독식과 화재사고 논란에 휩싸인 테슬라(1만1601대)도 모델3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처음으로 연 1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이 밖에도 차값이 1억원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인 포르쉐(85.7%)와 람보르기니(81.3%), 벤틀리(114.4%) 등 고급 수입차 브랜드도 직전 연도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팔리면서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반면 2020년 말 한국 시장에서 공식 철수한 닛산자동차를 비롯한 일본차 브랜드는 불매 운동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도요타와 렉서스 판매실적은 30% 이상 급감했고 혼다도 판매량이 반 토막 나면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2020년 국산차와 함께 수입차 판매실적도 늘어났다"며 "브랜드별로는 아우디폭스바겐과 쉐보레의 선전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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