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유통 10대 뉴스] 고난의 1년 보낸 유통업계.. 규칙이 무너졌다

김경은 기자, 정소영 기자 2020. 12. 3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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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가 바꾼 소비 패턴.. 포털 이커머스와 경쟁 가속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던 위기에 유통업계는 위축됐다. /사진=뉴스1DB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던 위기에 유통업계는 위축됐다. 외출과 대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 속에 전통적인 유통업체인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위상은 줄어들었고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업체들의 영향력은 더 커지며 유통 지도를 바꿔놓았다.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생존'만을 바라보고 온 유통업계. 이들의 치열했던 2020년을 되돌아봤다.


백화점·마트 팔고 임원 물갈이… 몸집 줄이는 유통가


롯데쇼핑은 당초 3~5년간 순차적으로 진행하려던 구조조정 일정을 앞당겼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는 유통업계 구조조정을 앞당겼다. 소비의 중심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다.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던 유통업체들은 올 한해 점포를 매각하거나 임원을 감축하며 생존을 위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사업 구조조정 및 폐업 소식이 잇따랐다. 롯데쇼핑은 당초 3~5년간 순차적으로 진행하려던 구조조정 일정을 앞당겼다.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700여개 점포 가운데 올해에만 100곳이 넘는 점포의 문을 닫았다.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던 복합쇼핑몰 사업은 롯데쇼핑에 인수됐고 롭스는 롯데마트 사업부에 편입됐다.

이마트는 일부 점포를 리뉴얼하고 일부 전문점은 영업을 종료했다. 이마트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만물잡화점 삐에로쑈핑은 전국 6곳이 모두 문 닫으며 자취를 감췄다. 홈플러스는 올해 안산점·대전탄방점·대전둔산점·대구점 등 점포에 대한 자산유동화를 진행했다.

연말 인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롯데에선 전체 임원의 20%가량이 옷을 벗었다. 신세계도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 임원 수를 각각 20%, 10%가량 줄였다. 이마트부문 인사에서는 SSG닷컴, 신세계푸드, 이마트24 등 11개 계열사 중 6개의 대표가 바뀌었다.

유통업계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건 극심한 실적 부진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 코로나19로 인한 악재까지 겹치며서 올해 업계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조2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7.1% 줄었다. 신세계 3분기 누적 매출액도 전년 대비 25.9% 줄었고 누적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대형마트 1위 이마트 역시 할인점 영업이익률은 2% 중반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사업 환경이 불확실해진 점이 바탕이 됐다”며 “내년에도 경영 효율화를 위한 체질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악의 한해 보낸 면세업계… 내년에도 '안갯속'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대형 면세점 매출이 반토막 났다. /디자인=김민준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 사업이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면세시장은 사업자 간 출혈경쟁 속에서도 매달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해왔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면세점 매출은 반토막 났고 내년에도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3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38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5% 감소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6.4% 줄었다. 지난 4월 바닥을 찍은 뒤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매출이 다시 떨어진 것이다.

대형 3사 실적도 참담한 수준이다. 롯데면세점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8453억원을 기록했다.영업손실은 110억원이다. 신라면세점은 771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42억원. 신세계면세점은 매출 4372억원, 영업손실 20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는 면세점 운영시간 조정에 이어 직원 근무시간까지 단축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면세점 3사는 지난 3월부터 단축 영업을 실시했으며 4월부터는 근무시간을 줄이고 휴직을 받았다. 중소·중견면세점은 아예 사업을 철수했다. 중견 면세사업자 에스엠면세점은 지난 3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접었고 인천공항에서도 방을 뺐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부터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에 대해 대·중견기업은 50%, 중소·소상공인은 75%의 임대료 감면 조치를 시행했다. 8월부터는 기업 규모에 차등을 두지 않고 여객감소율에 비례해 임대료 감면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재고면세품 수입 통관도 허용됐다. 지난 4월 관세청은 6개월 이상 된 장기 재고 면세품을 수입통관한 뒤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백화점과 아울렛, 온라인에 재고 면세품이 할인가에 풀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면세점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화장품과 담배는 행사 대상에서 제외돼 실적을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효과를 본 건 제3자 반송 지원제도다. 제3자 반송은 국내 면세업체가 해외 면세 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물품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는 제도다. 따이궁 등 외국인이 한국에 오지 않고도 현지에서 물건을 받아볼 수 있게 되면서 업계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이 제도는 이달로 종료된다.

업계는 재고면세품 내수 판매처럼 정부가 제3반송제도를 무기한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외국인 매출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큰 상황"이라며 "제3반송도 종료를 앞두고 있어 당장 내년부터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세계 1위 한국면세시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3자 반송 연장, 특허수수료 감면 등 정부의 추가 지원 시급하다"고 말했다.



마트 울고 이커머스 웃고… 코로나19에 온‧오프라인 희비


코로나19 시기 대형마트는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는 올 한해 유통업계를 울고 웃게 만들었다. 대형마트는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고 이커머스는 호황을 누렸다. 전례없는 재난에 소비자들의 일상이 바뀌면서 유통업계 흐름은 빠르게 변화했다.

먼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대표 주자 대형마트는 코로나19 공포로 인한 소비 위축과 폐점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이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영업시간까지 단축되면서 타격은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2020년 매출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매출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기피 등으로 5.6%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은 대형마트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3% 신장했지만 코로나19 3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던 지난 11월은 2.3%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대형마트는 온라인 배송 역량을 키우는 대신 투자금 마련을 위해 점포를 매각하기 시작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롯데마트 12개 매장을 정리했고 홈플러스는 대구점 등 4개 매장을 매각했다. 임금 삭감도 이뤄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창사 이래 최초로 임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2019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창사 이래 가장 저조한 영업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원들이 급여 삭감에 동의했단 설명이다.

반면 이커머스 업계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웃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줄이고 집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이커머스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5% 증가했다. 상품군별로 이 기간 온라인 식품 매출 50.7%, 생활·가구 26.7%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를 우려해 마스크, 생필품 등을 구입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수요가 몰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코로나19 1차 확산 당시 이커머스 업계 생필품 주문액은 품목에 따라 많게는 500% 이상 증가했다.

이에 이커머스 업계는 물량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새벽 배송으로 소비자들을 이끄는 쿠팡은 지난 3월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물량 문제로 새벽 배송 상품의 배송이 지연되는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쿠팡은 이후 품목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11번가의 경우 마스크 거래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1번가 마스크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3615% 증가했다. 즉석밥 거래액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100% 늘었고 생수는 47%, 냉장·냉동식품은 10%, 휴지는 7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반엔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주로 생필품이 판매됐지만 연말로 넘어가면서 신선식품, 가구 등 다양한 제품이 온라인 시장으로 진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업계는 온라인 시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업 구상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이더 억대 연봉?… 코로나19에 판 커진 배달업계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앱 시장 규모가 1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스1

올 한 해 배달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늘어났고 배달을 하지 않던 음식점까지 뛰어들며 시장이 확장됐다. 이로 인해 배달기사의 수입과 몸값이 높아졌고 업계도 톡톡한 수혜를 입었다.

31일 통계청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앱 시장은 9조 7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84.6% 성장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앱 시장 규모가 1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력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는 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비 경쟁으로 이어졌다. 쿠팡의 배달앱 ‘쿠팡이츠’는 최소 5000원의 고액 배달비로 기사를 끌어모았다. 장마나 태풍처럼 궂은 날씨엔 수수료를 건당 최대 2만원까지 주겠다는 프로모션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에 배민라이더스는 신규 배달원 1명당 최대 100만원의 프로모션 비용을 지급하고 요기요는 신규 배달원에 최대 2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식으로 맞섰다. ‘바로고’와 ‘생각대로’ 등 배달대행업체에서도 배달앱으로 넘어가려는 기사를 막기 위해 수 배달비 인상을 단행했다. 결국 업계가 연쇄적으로 배달비 인상한 것.

배달업체가 너도나도 배달기사 모시기에 나서면서 배달기사 수익이 올랐다. 지난 8월 쿠팡이츠가 공개한 ‘고수익 라이더 순위에 따르면 하루에 40~60건의 배달을 수행해 40~50만원의 수익을 챙기는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 하루 50만원씩 주5일 일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 1억2000만원을 버는 셈이다.

반면 배달비 인상은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피해가 됐다. 배달대행업체가 기사에게 주는 배달비를 올리면서 식당으로부터 받는 대행 수수료를 같이 올렸기 때문 . 이에 일부 업주는 울며 겨자먹기로 배달 팁이나 음식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업계의 또 다른 경쟁은 시장 점유율에서 벌어졌다. 지난해까지 국내 배달앱 시장은 업계 1위 배민과 2위 요기요, 3위 배달통이 전체 99%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3강 체제는 올해 들어 무너졌다.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후발주자가 등장하면서 점유율을 빼앗았고 배달통은 입지가 약화됐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이 집계한 9월 한 달간 배달앱 월간 순이용자 수(MAU)는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위메프오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에 비해 쿠팡이츠 MAU는 34만명에서 150만명으로, 위메프오는 8만명에서 50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배민은 1030만명에서 1318만명으로 증가했으나 요기요는 731만명에서 660만명으로 줄었다.

점유율은 다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 양사는 지난해 12월 인수합병(M&A) 계약을 맺었다. 지난 1년간 기업결합 심사를 마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8일 DH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한국법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DH는 곧바로 이를 수용했다.

매물로 나온 요기요의 새 주인 찾기도 관심사다. 만일 후발주자인 쿠팡(쿠팡이츠)나 위메프(위메프오)가 요기요를 산다면 단숨에 시장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배달앱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플랫폼 업체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국내에서 네이버 예약을 통해 숙박뿐 아니라 식당예약도 진출한 상태로, 인지도가 낮은 네이버 간편주문을 단번에 2위로 끌어올리며 플랫폼 내 서비스간 시너지 도모 측면에서 인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20 패션‧뷰티업계 망했다… 명품만 건재?


해외 명품브랜드 샤넬 매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은 명품이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진=뉴시스

명품을 제외한 패션‧뷰티업계는 올해 최악의 나날을 보냈다.

패션업계의 경우 재택근무가 늘고 외출 하는 일이 줄면서 옷을 구매하는 횟수가 감소하자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12월30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 패션시장 추정 규모는 40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 역성장했다.

이는 패션 대기업 매출을 봐도 알 수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올 3분기까지 누적 적자 440억원, 코오롱FnC는 271억원을 기록했다. LF는 가까스로 흑자를 냈다. 이랜드도 마찬가지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11월 미쏘, 로엠, 에블린, 클라비스, 더블유나인, 이앤씨 등 여성복 6개 브랜드의 매각 계획을 밝혔다. 즉, 여성복 사업에서 손을 떼겠단 것이다. 이랜드월드는 새해부터 스파오와 뉴발란스 등 SPA, 스포츠 브랜드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뷰티업계도 올해 침체기를 겪었다.

관광객들로 붐비던 명동이나 가로수길에 사람이 줄면서 K-뷰티 주역들이 운영하던 오프라인 로드숍은 도미노 폐업 사태에 이르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국민의힘·경기 평택시을) 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부터 올 8월까지 ▲아리따움 306곳 ▲이니스프리 204곳 ▲스킨푸드 164곳 ▲에뛰드 151곳 ▲미샤 53곳 등이 폐점했다.

이에 본사는 가맹점 대신 온라인 판매 공략에 집중했다. 코로나19 비대면 소비 바람을 타고 업계 흐름에 맞춰가겠다는 것.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온라인몰 활용과 동시에 11번가 등 이커머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역을 확장했다. 에이블씨앤씨는 지난 4월 온라인몰 ‘마이눙크닷컴’을 선보이고 50만명 이상의 회원을 모았다. 마이눙크닷컴에는 에이블씨앤씨의 속한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로드숍 구조조정은 앞으로 더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면서 "본사는 유통 흐름에 맞춰나가되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특별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눈물을 흘리는 패션‧뷰티업계를 뒤로한 채 명품은 비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백화점 구매건수는 전년동기대비 23.4% 감소했지만 구매단가는 24.8% 늘었다. 대중적인 제품을 여러 개 구매하는 고객보다 고가의 제품을 하나씩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것. 올 1~11월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출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각 23%,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은 16% 늘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상황에서 해외 명품브랜드 샤넬 매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은 명품이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보복소비로 고가의 제품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던 소비자들의 일명 '한풀이 소비'가 시작됐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러한 풍경은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택트 소비에 온라인 주문 폭증… 아마존도 '이커머스 전쟁' 참전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이커머스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디자인=머니S DB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이커머스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유통업에 기반을 둔 업체들은 올 한 해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열을 올렸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온라인쇼핑 누적 거래액은 약 130조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액(134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거래액이 지난해 보다 19.4% 늘어난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여파로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증가한 영향이다.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쿠팡·티몬·위메프 등 이커머스업체는 물론 오프라인 중심 사업을 전개하던 유통 대기업들도 세를 확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롯데홈쇼핑·하이마트·롭스 등 7개 계열사를 한데 모은 온라인 쇼핑 통합 플랫폼 '롯데온'을 론칭했다. 롯데가 2018년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한 뒤 총 3조원을 투자해 만든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SSG닷컴 간 온·오프라인 통합작업을 가속화한다. 지난 10월 정기 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대표까지 맡으며 1인 체제를 강화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집 주소지에서 가까운 이마트에서 찾아갈 수 있는 '매장픽업 서비스'도 시작했다.

GS리테일은 한발 더 나아가 '온·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을 내세웠다. GS리테일은 지난달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기존 강자로 꼽히는 쿠팡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스)다. 쿠팡은 지난 24일 인기 영화와 국내외 TV 시리즈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 플레이'를 선보였다.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이면 추가비용 없이 월 2900원으로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9500원~)나 왓챠(7900원~)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택배업에 진출하기 위해 최근 택배사업자 면허 재취득에 나섰고 중고차 사업을 위해 상표권 ‘쿠릉’을 등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작한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는 배달앱 시장 3위까지 올라간 상태다. 쿠팡은 이처럼 쇼핑을 넘어 다른 업종으로 사업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다. 이는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이기도 하다.

쿠팡의 움직임에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는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전까지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이 '가격'과 '배송'에서 좌우됐다면 이제는 한단계 더 나아간 것. 플랫폼 업체들도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업체가 네이버다.

네이버는 2000년 상품 가격과 배송비 등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가격 비교 서비스로 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 쇼핑 정보만 제공하던 네이버는 직접 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공세를 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CJ그룹과 포괄적 사업 제휴를 맺고 네이버쇼핑의 약점인 물류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이지만 자체 물류망이 없어 배송 경쟁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쟁사는 이미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등을 앞세워 몸집을 키우고 있기 때문.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만나 물류를 강화하면 쿠팡과 본격적인 경쟁이 될 거라고 평가한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SKT는 아마존과 협력해 자회사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커머스업계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11번가는 아마존을 끌어안으면서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해외직구 문제점으로 꼽히는 언어나 관세 처리·배송·반품·AS 등이 해결된다면 신규 고객도 유치할 수 있다.

다만 업계는 양사 간 협업이 단순히 11번가에서 아마존 쇼핑을 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T와 아마존이 인공지능(AI), OTT,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사업 영역이 겹치는 만큼 정보통신기술(ICT) 전 분야에 걸친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면서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200조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서로 뺏고 뺏기는 단계가 아닌 파이를 키우는 단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식당에 발길 '뚝'… 코로나 직격탄에 외식업계 분위기 '싸늘'


뷔페의 경우 정부가 지난 8월 고위험 시설로 지정되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다. /사진=뉴시스

올해 외식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밤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 금지'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이중 뷔페의 경우 정부가 지난 8월 고위험 시설로 지정되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 ‘계절밥상’과 이랜드이츠의 ‘애슐리’ ‘자연별곡’ 등은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영업을 중단했다. 거리두기 완화로 다시 활기를 띠는 듯했지만 3차 재확산으로 연말 모임 수요가 급격히 줄어 타격은 불가피했다.

결국 애슐리, 자연별곡, 수사 등을 운영 중인 이랜드이츠는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올 상반기 30여개의 매장을 폐점한 데 이어 무급휴가 시행, 임원급 직책수당 반납 등 자구책을 실행한 것. 빕스, 계절밥상 등을 운영 중인 CJ푸드빌은 근속연수 5년 이상 지원부서 소속 직원 4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또신규 투자 중단, 경영진 급여 반납, 신규 매장 출점 보류 등 고강도 자구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외식업계는 배달 등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다. CJ푸드빌은 빕스의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를 론칭했고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 간판 브랜드의 대표 메뉴들도 배달 전용 상품으로 출시했다.

롯데GRS는 외식 브랜드 통합 애플리케이션으로 접근성을 강화했다. 이랜드 이츠도 지난 9월부터 애슐리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애슐리 최근 배달 서비스 가능 지역은 43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업계가 배달 등의 자구책을 마련한 데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올해 우리 사회를 장악한 키워드는 언택트"라며 "내년엔 배달, 포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사업들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반을 운영 중인 신세계푸드는 올반 HMR(가정간편식) 라인업을 확대하며 코로나19 시기 매출 타격 만회에 힘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3조원 이상이며 올해는 4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는 2022년 HMR 시장 규모가 5조원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으나 코로나19를 만나면서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HMR 등 시설투자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동원F&B는 양반 국탕찌개 생산을 위해 광주공장 별도 부지에 400억원 규모의 신규 첨단 특수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롯데푸드는 930억원을 들여 김천공장에 신규 간편식 라인을 증설 중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식 빈도가 낮아지고 내식 수요가 증가해 업계에선 이에 맞춘 서비스 및 제품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HMR, 밀키트 등 집에서 먹는 식사가 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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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정소영 기자 wjsry21em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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