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에 꼬리내린 허민 "부적절한 행동 사과" [종합]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0. 12. 3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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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 스포츠경향DB


리그의 구성원으로서 리그의 통제를 벗어나려 했던 허민 의장의 시도는 결국 백기투항으로 마무리됐다. KBO 상벌위원회의 직무정지 2개월 징계에 대해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겠다고 나섰던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이 이른바 ‘야구놀이’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법적대응 역시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허 의장은 31일 오전 키움 구단을 통해 “팬 분들과 야구계에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내고 자신으로 인해 불거진 구단 사유화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허 의장은 “먼저 논란이 된 과거 훈련 외 시간의 비공식적 투구와 관련해, 불편함을 겪었을 선수 및 야구 관계자 분들 그리고 KBO리그의 근간인 팬 분들께 늦게나마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 “한 구단의 이사회 의장 신분으로, 대단히 부적절하고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으며, 그간 야구계를 걱정하시는 안팎의 우려에 충분히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논란 당시 공식적인 사과의 시기를 놓쳐, 이제서야 말씀드리는 점도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KBO 상벌위의 징계에 대해 법적인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도 철회했다. 허 의장은 “팬 분들과 선수 분들이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서도 사과한다”면서 “직무정지 기간 이후 구단 이사회 의장 본연의 역할만 수행할 예정이며,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된다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KBO의 징계에 허 의장 측에서 수용하지 않을 의사를 보이며 극한대치까지 갈 뻔 했던 상황은 일단락 됐다. 하지만 향후 감독 선임과 구단운영에 있어 반성과 자숙의 행보를 실천할 수 있을 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일이 됐다.

허 의장의 ‘야구놀이’ 사태는 지난해 6월부터 불거져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KBO 리그의 뜨거운 감자였다. 당시 고양야구장에서 2군 선수들을 상대로 투구를 했던 모습은 영상이 촬영돼 공개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됐고 키움 구단은 반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면에서는 CCTV를 통해 촬영자를 찾는 모습을 보여 당시 소속선수였던 이택근이 ‘팬 사찰’을 주장하며 KBO에 품위손상징계 요청서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굳이 이 상황에 빗대지 않더라도 지난해 장정석 감독의 석연치 않은 재계약 무산과 올시즌 손혁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에도 허 의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란 예상에 야구계는 들끓었다. 허 의장이 징계에 따르지 않겠다고 하자 은퇴선수 모임인 일구회는 물론 현역선수들의 모임인 프로야구선수협회 등도 한 목소리로 허 의장의 처신을 비판했다.

허 의장의 사과에 대해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KBO에서 이번 사과에 대해 따로 코멘트할 것은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징계를 수용해 이 같은 상황이 거듭되지 않길 바란다”고 짧게 말했다. 이로써 지난 28일 징계효력이 발생한 허 의장의 직무정지는 오는 2월27일까지 이어진다.

허 의장의 사과로 대외적인 메시지를 보낸 키움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NC소프트, NHN 출신의 IT 기업인 허홍(55)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허 의장의 궐위상태로 박종덕 이사가 진행한 회의에서 키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운 구단경영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이사 내정자를 낸 키움은 곧 신임 감독 선임에도 착수하는 등 팀 구성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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