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좋은 뮤지컬도 결국 이야기..'에어포트 베이비'

이재훈 2020. 12. 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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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돌아온 '에어포트 베이비'는 증명한다.

좋은 뮤지컬은 결국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최근 대형 뮤지컬은 종종 스타캐스팅 같은 외부 요인으로 주목 받지만, 중소형 뮤지컬인 '에어포트 베이비'는 작품 내부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에어포트 베이비' 이야기의 추동력(推動力)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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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31일까지 신한카드 FAN(판)스퀘어 라이브홀
[서울=뉴시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2020.12.31. (사진 = 포킥스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3년 만에 돌아온 '에어포트 베이비'는 증명한다. 좋은 뮤지컬은 결국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최근 대형 뮤지컬은 종종 스타캐스팅 같은 외부 요인으로 주목 받지만, 중소형 뮤지컬인 '에어포트 베이비'는 작품 내부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에어포트 베이비' 이야기의 추동력(推動力)은 질문이다. 한국을 찾은 입양 청년 '조쉬 코헨'은 뿌리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다. '나는 어떻게, 어디서, 왜 태어났을까?'

엄마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쓴 그는 방송에 출연한 뒤 외삼촌이 연락해서 겨우 엄마를 만난다. 하지만 엄마는 그를 계속 밀어낸다. 관객은 그 이유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입양아의 이야기는 당연히 신파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뜨린다. 한국말에 서툰 코헨이 전라도 사투리 '우째스까'를 '왓치 아웃 스카이(watch out sky)'로 알아듣는 등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웃음 코드가 생기를 더한다.

25년 동안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미국과 프랑스에서 살던 입양 쌍둥이 실화를 다룬 영화 '트윈스터즈'(2016)의 밝은 기운도 느껴진다.

'에어포트 베이비'가 더욱 믿음직스러운 이유는 '가족에 대한 정의'의 반경을 넓혀서다. 이태원의 바에서 만난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는 유대인 가정에 입양된 코헨에게 유대인 가정의 수프를 건네준다. 딜리아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유대인과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코헨과 딜리아는 일종의 대안 가족, 다른 의미의 식구가 된다. 두 사람이 코헨의 생모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 또는 성숙한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2020.12.31. (사진 = 포킥스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뮤지컬 노래들도 이야기와 톱니바퀴가 잘 맞물린다. 따듯함을 주는 미국 컨트리, 딜라이를 상징하는 재즈와 클래식에 기반한 '브로드웨이 쇼툰', 코헨 외삼촌의 전라도 사투리를 녹여낸 블루스 등은 충분히 설득력을 갖고 있다.

물론 자신의 뿌리 찾기에는 고난 또는 고통이 따른다. 사회 구조의 약한 고리에서 비롯된 입양 같은 아픔은 여기 또는 다른 곳에서 여전하다. 하지만, 살아가는 것은 불행의 반복구가 아니다. '에어포트 베이비'는 인간, 사회가 그래도 어제보다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긍정을 안겨준다.

리딩 공연부터 참여해온 최재림은 '코헨 역의 달인'이 됐다. 능숙한 영어와 어눌한 한국 발음으로 캐릭터에 동화됐다 성악과 출신으로 절창을 뽐내는 기량에 놀랄 수밖에 없다. 조상웅이 이번 시즌 새로운 코헨으로 합류했다.

작가 전수양과 작곡가 장희선 콤비의 프로 데뷔작이다. 창작뮤지컬계 바통을 이어 받을 신진그룹 멤버들답게 재기발랄하고, 무엇보다 브로드웨이 문법의 수혜를 듬뿍 받아 '웰메이드' 감각을 뽐낸다.

두 창작진의 스승이자,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온 박칼린 연출이 올해도 연출가로 참여했다. 조쉬 곁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지켜주는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 역에는 강윤석과 김용수가 캐스팅됐다. 박칼린 연출이 이 역에 특별 출연한다. 내년 1월31일까지 신한카드 FAN(판)스퀘어 라이브홀. 2.5단계 방역 지침에 따라 당분간 두 좌석 띄어앉기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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