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범계, 1주택·1상가 처분..알고보니 가족에 매각·증여

우성덕,박윤예,성승훈 2020. 12. 3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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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2채 처분했으나..
대구 상가, 가족에게 시세보다 싸게 매각
밀양 건물, 조카에게 증여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주하는 대전 아파트를 제외하고 올해 8월에 대구 주택·상가와 경남 밀양 건물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채 이상 보유는 투기'라는 현 정부의 기조를 따른 것이지만 처분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두 채를 박 지명자 부인의 가족에게 각각 매각·증여를 했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가족에게 매각한 부분은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

31일 부동산 업계 및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3주택자'였던 박 지명자는 대구 주택·상가와 경남 밀양 건물을 처분해 현재 1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지명자가 지난 8월초 다주택을 처분하겠다고 밝힌 뒤 실제로 처분 절차를 밟은 것이다.

처분한 대구 주택·상가와 경남 밀양 건물은 모두 박 지명자의 부인인 주미영 씨가 소유하고 있었다. 대구 중구 동인동4가에 위치한 주택 상가(주택 대지 95㎡·상가 대지 311㎡)는 공장 건물로 주 씨가 2000년 상속받았다. 주 씨는 20년 동안 보유하다가 올해 8월 1일 오빠로 추정되는 A씨에게 매각했다. A씨는 주 씨와 경남 밀양 건물도 공동소유한 인물로 가족관계로 보인다.

박범계 지명자의 부인이 20년 동안 보유했다가 지난 8월 처분한 대구 주택 상가 [사진 = 우성덕 기자]
문제는 주 씨가 A씨에게 대구 주택 상가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넘긴 점이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주 씨는 A씨에게 7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는 그 상가를 약 14억원 수준의 물건으로 보고 있다.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가족에게 매각한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이 곳 토지 평당 실거래 가격은 1000만원~1300만원 선"이라며 "대략 14억원 이상 거래되는 물건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7억원 매매된 것은 공시지가 수준에 거래된 것으로 시세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관광객 많이 찾는 대구 명소인 김광석길이 인근에 있어 향후 개발 호재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족끼리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지만 '부당행위 계산 부인' 규정에 걸리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이란 납세자가 조세 부담을 경감·배제하기 위해 부당한 거래형식을 취한 경우 세무당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자산을 시세보다 높게 혹은 낮게 양도하는 경우 시세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시세의 5% 이상이라면, 세금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려는 행위로 보고 세법상 증여로 간주한다. 물론 주 씨의 경우 상가라서 시세의 적정성 판단이 쉽지 않다.

또 경남 밀양시 가곡동에 있는 건물의 경우 2018년 11월 주 씨가 A씨와 함께 절반씩 증여받았다. 그러다가 올해 8월 25일 주 씨는 조카(A씨의 자녀)로 추정되는 B씨와 C씨에게 증여했다. B씨와 C씨는 모두 성씨가 주씨로 각각 1996년생과 2002년생이다.

빌딩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관계자는 "보통 자녀에게 증여를 하지, 조카에게 증여하는 것은 드물다"며 "아무래도 자녀한테 증여하면 또 재산가액이 늘어나서 조카한테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측은 "대구와 밀양 부동산은 처가 공동재산이었는데 이미 처분했다"는 입장이다. 친인척에게 매각·증여한 것에 대해선 "공동재산이라 형제끼리 명의를 바꾸는 절차를 거쳤을 것"이라며 "문제될 사안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서울 = 박윤예 기자 / 서울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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