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위기를 기회로..현대-기아차 美 시장 평정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업계 전반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불황이 계속되면서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선택을 제공하는 현대·기아차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분석했으며 현재 점유율을 지키려면 경쟁자들의 추격과 품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월 30일(현지시간) 미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워즈인텔리전스를 인용해 2020년 1~11월 동안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8.6%를 기록해 전년 동기(7.8%)보다 0.8%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미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올해 미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 급락하며 코로나19 불황의 여파를 그대로 맞았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수요 감소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로 잇따라 공장이 폐쇄되면서 판매할 재고마저 부족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집계에 의하면 세계 자동차 공장 가동률은 바이러스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들어간 2020년 4월 중순 기준 28.8%까지 떨어졌다. WSJ는 현대·기아차가 경쟁자들의 조업 차질에도 불구하고 한국 공장의 조업을 유지한 덕분에 경쟁자들보다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팬데믹 불황을 노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미국 법인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차량 구입 이후 팬데믹으로 실직하면 6개월 치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판매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에 편승해 현대 펠리세이드와 기아 텔룰라이드를 성공시키며 이목을 끌었다. WSJ는 현대·기아차가 젊고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위해 베뉴(현대)같은 소형 SUV를 내놓는 등 미국에서만 두 자리 수의 SUV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며 5년 전(6종)보다 판매 차량이 비약적으로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기아차가 팬데믹 불황 속에서 경쟁자보다 비교적 낮은 가격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미 자동차 전문매체 에드문즈닷컴의 제시카 콜드웰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주류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항상 자신들의 독특한 가치를 강조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경쟁·품질 해결해야
WSJ는 현대·기아차가 시장 점유율이 오르면서 브랜드 가치 또한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미 시장정보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의하면 현대차 고객 가운데 연소득이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 이상인 고객 비율은 올해 43%로 5년 전(33%)보다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 구매자의 연소득 10만달러 이상 고객 비율도 23%에서 36%로 올라갔다. 미 자동차 중개업체 오브라이언 오토 팀의 라이언 그레모어 일리노이주 회장은 "고객들이 더 이상 기아차를 과거처럼 '못 믿을 브랜드'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WSJ는 현대·기아차의 고질적인 품질 문제가 이익률을 떨어뜨린다고 진단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0년 11월에 양사의 세타2 GDi(직접분사) 엔진 늑장 리콜과 관련해 8100만달러(약 89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벌금 규모는 민사 위약금까지 합하면 2억1000만달러(약 2278억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에 일부 엔진결함과 관련해 품질 충당금 약 3조4000억원을 해당 분기 실적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WSJ는 현대·기아차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뒤쫓아 오는 경쟁자들 역시 뿌리쳐야 한다고 내다봤다. 주요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 공장 가동률은 지난 5월 기준 83.5%로 뛰어올랐고 각 브랜드마다 조업중단으로 인한 재고 부족을 메우기 위해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 신용평가사 피치는 2020년 12월 발표에서 2021년 미국 승용차 판매가 1560만대로 2020년보다 약 10% 증가한다고 관측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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