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 "올 시즌 점수 매긴다면 30~40점" 왜? [오!쎈 인터뷰]

손찬익 2020. 12. 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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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경산, 손찬익 기자] 원태인 /what@osen.co.kr

[OSEN=경산, 손찬익 기자] “많이 아쉽다. 점수로 매긴다면 30~40점에 불과하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20)은 올 시즌 데뷔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며 6승 10패(평균 자책점 4.89)를 거뒀다. 전반기 13경기 5승 2패(평균 자책점 3.56)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향해 순항했으나 후반기 14경기 1승 8패(평균 자책점 6.15)에 그쳤다. 

지난 30일 경산 코난 크로스핏에서 만난 원태인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많이 아쉽다. 목표로 삼았던 구속 향상이 이뤄지면서 전반기 힘 있는 직구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계획대로 잘 풀리는 듯했지만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한 탓인지 후반기 들어 안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이어 “올 시즌을 점수로 매긴다면 30~40점에 불과하다. 이닝 소화를 제외하면 점수를 줄 만한 요소가 없다. 평균 자책점 등 여러 부분이 워낙 안 좋았다. 전반기 반짝한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8월 11일 대구 두산전 이후 8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끝 모를 부진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원태인은 “작년에는 캠프 때부터 선발 준비를 한 게 아니고 신인 선수니까 그럴 수 있다고 못해도 괜찮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전반기 좋은 흐름을 이어갔으나 후반기 8연패를 기록하며 몸과 마음 모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원태인은 “근육량이 뒷받침돼야 후반기에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적은 아쉽지만 배운 부분이 적지 않다. 데이비드 뷰캐넌처럼 루틴을 철저히 지켜야 기복없는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만의 루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정현욱 투수 코치님과 (강)민호형의 조언대로 체인지업과 더불어 제2의 주무기를 만들면 좀 더 수월하게 승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 OSEN DB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다. 원태인은 오재일의 삼성행 소식이 전해진 뒤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웃어 보였다. 그럴 만도 했다. 원태인은 오재일 앞에만 서면 작아졌기 때문이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 13타수 8안타 5홈런 15타점으로 절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오재일을 상대로 8타수 4안타 2홈런 8타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원태인은 “선배님과 상대할 때 안 맞으려고 하는데 계속 맞게 된다. 정말 던질 곳이 없다. 나도 모르게 지고 들어가는 것 같다.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승부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오재일과 만나 5타수 4안타 3홈런 7타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지독한 ‘천적 관계’였다. 

허삼영 감독은 오재일 영입 발표 후 “원태인이 가장 반길 것 같다. 오재일과 상대할 때 더 힘있게 집중해 던져도 다 쳐버리니까 많이 답답했을거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오재일 선배님의 FA 계약 발표 후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잘됐네’ ‘홈런 덜 맞겠다’ ‘평균 자책점 내려가겠다’ 등의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선배님과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엄청난 힘이 될 것 같다. 내게 친 만큼 베풀어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10개 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해외 대신 국내에 캠프를 차린다. 해외 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면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해야 하므로 투자 대비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아무래도 날씨가 추워 페이스를 빠르게 올리지 못할 것 같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도록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원태인은 아버지 원민구 전 경복중 야구부 감독을 향한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원민구 전 감독은 원태인이 선발 등판하는 날마다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승리를 기원했다. 

“아버지께 정말 감사드린다. 후반기 승리 투수가 된 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아버지께서 나를 위해 정성껏 기도해주시는데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했다. 아버지께 힘드시니까 가지 마시라고 했는데 내년에도 계속 가실 것 같다. 아버지께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원태인의 말이다. 

원태인은 다음 시즌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목표로 삼았다.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며 10승 이상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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