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 확산때 응급실 환자 이송 최대 23분 늦어져"

배준용 기자 2020. 12. 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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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카톨릭대학병원 김현수 전공의 논문, 해외 SCIE 저널 'Medicine'에 게재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 대유행과 응급 환자 이송간의 관계에 대해 SCIE급 논문을 게재한 김현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가운데)./대구가톨릭대학교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 대유행으로 당시 응급실로의 환자 이송은 평소보다 6~23분, 응급구조대가 출동해서 복귀하기까지의 시간은 12~48분가량 늦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유행으로 코로나 응급환자뿐 아니라 일반 응급환자의 이송도 늦어지면서 환자의 건강·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31일 대구카톨릭대병원은 병원 응급의학과 소속인 김현수(29) 전공의가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 대유행에 대처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작성한 ‘코로나 19의 대유행이 응급진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 이송에 미치는 영향(Impact of the coronavirus disease 2019 outbreak on the transportation of patients requiring emergency care)’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지난 11일 해외 SCIE급 의학저널 ‘메디슨(Medicine)’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김 전공의는 지난 대구·경북 대유행 당시 병원 응급실에 근무했고 현재도 응급의학과에서 전공의로 근무 중이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시작된 코로나 대유행으로 70일간 약 6000여건의 코로나 감염이 확인됐다. 당시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 환자·중환자가 속출하면서 응급실이 일시 폐쇄됐고, 코로나 환자뿐 아니라 일반 환자의 이송·치료까지 지연되는 의료 과부하가 발생했다.

김 전공의는 지난 2019년 1~4월과 비교해 올해 1~4월까지 대구 지역의 구급대가 소방서에서 출발해 환자를 응급실에 이송하고 다시 복귀하기까지의 측정 시간을 비교했다. 또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생체 징후 등을 고려해 코로나가 환자 이송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발열이나 저산소증, 비정상적 호흡수, 저혈압, 상기도 감염 증상 등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는 2019년에 비해 올해 응급실 이송 시간이 평균 6~23분 더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구급대가 소방서에서 출동해 다시 복귀하기까지의 시간도 평균 12분에서 최대 48분까지 늦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공의는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이 코로나 응급환자뿐 아니라 다른 환자의 이송에서 시간을 크게 지연시킨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염병 대유행이 응급실로의 이송을 지연시켜 코로나 환자뿐 아니라 일반 응급환자, 응급수술, 응급처치, 시술 등도 모두 늦어져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연구의 시사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공의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수도권 병원의 응급실 운영과 환자 이송에 어려움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코로나 유행에 걸맞게 응급 환자 이송과 응급실 운영에도 여러 투자와 개편이 필요하다는 응급의학 전문가 분들의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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