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리선권 등 北 당 대회 계기 대남·대미 라인 위상변화 '주목'

최소망 기자 2020. 12. 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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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과 대미 전략을 구상해 온 최선희 모습 보일지도 관심
당 대회서 외교라인 인선시 향후 北 대외정책 가늠할 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1면에 제8차 당 대회 대표증 수여식이 지난 30일 진행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내년 1월에 열릴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대남·대미 외교라인 조직에 재정비가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기존 대남·대미 협상을 맡았던 주요 인선들이 자취를 감추거나 재등장하는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향후 북한의 대외 정책 기조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8차 당 대회의 조직개편 가능성에 대해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가 8차 당 대회 안건으로 예고되어 있는 바 당 조직개편·세대교체 등 지도부 재정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추후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에 따른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남·대미 외교라인 조직' 인선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우선 대남을 포함해 대미 등 '외치'를 담당하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위상 변화가 주목된다. 이번 당 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의 위상 격상은 북한 내부적으로는 백두혈통 남매에 의해 당 지배체제를 공고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아울러 대외적으로는 추후 북한이 대외적 정책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북한의 외교라인 인사들의 '두문불출'이 이어져온 가운데 본격적인 외교행보를 대비하고 있음을 표출하는 것일 수 있어서다.

장금철 통일전선부 부장은 올해 북한 2인자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지휘 하에 대남 대적 사업에서 실무적인 역할을 맡았다. 장 부장은 지난 6월12일과 17일 두 차례 담화를 내고 남측에 비난과 경고를 가했다. 김 제1부부장의 큰 정책의 틀과 지시에 따라 실무 역할을 수행해 왔을 뿐 아니라 그간 남북관계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인사라 장 부장의 거취 자체가 대외 메시지로 해석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당 대회 인선에서는 대남라인의 변화보다는 대미라인의 변화, 등장 여부가 더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1월 20일 취임하기에 앞서 북한의 대미 전략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어서다. 특히 올해 대남라인들과는 대조적으로 장기화된 북미 관계를 타파할 책임을 갖고 있던 대미 라인들의 활동은 거의 '잠행'에 가까웠다.

리선권 외무상은 직업 외교관이 아닌 대남라인 출신임에도 전격 외무상에 올라 눈길을 끌었었다. 리 외무상은 올해 초 북한의 '정면 돌파전' 선언 직후인 외무상에 발탁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실 대외적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낼 기회를 잡진 못했다. 그는 지난 6월 12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지만, 이 외에 눈에 띄는 행보는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당 대회에서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맞춰 리 외무상을 비교적 대미 외교 협상력을 갖춘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로 다시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만약 외교관 출신의 인사로 교체가 이뤄질 경우, 이 또한 북한이 향후 미국과 협상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올 수 있다.

리 외무상의 후임으로는 입지가 이전보다 높아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제1부상은 올해 대남‧대미 사업 총괄역을 맡아 온 김여정 제1부부장을 도와 미 대선 후 대미 협상 전략을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제1부장은 지난 7월4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장관이 방한에 맞춰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라는 내용의 대미 담화를 발표한 뒤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는데, 잠행에 나선 이유가 미국 대선 후 대미 정책 수립에 전념하기 때문이라고 우리 정보 당국이 언급한 바 있다.

대남·대미 외교라인 조직에 재정비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오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당장 이번 당 대회에서 공개적으로 관련 인선을 하지 않거나, 변동 내용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바이든 신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없는 상황이라 북측의 인선 공개가 마치 먼저 '대화' 메시지를 내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노동신문은 전날인 30일 김재룡 부위원장이 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참가자들에게 대표증을 수여했다고 보도했지만, 여기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리선권 외무상·최선희 제1부상 등의 인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이번 당 대회에서도 이렇다 할 '대외 메시지'는 없음을 미리 내비친 것일 수도 있다.

통일부는 이날 당 대회 계기 조직개편 가능성에 대해 "관련 사항에 대한 북한의 공식 발표·언급이 없으며, 당 대회 준비위원장(김재룡) 자격 언급 등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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