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결산]제4회 재미로 보는 포모스 2020 어워드
게임 제작사는 재택근무 체계로 전환하며 출시 일정이 엉키거나 늦어지는 일도 상당수였으며 공장과 물류가 멈춤에 따라 콘솔 기기는 공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늘 답을 찾듯이 하늘길이 막힌 대신 가상의 세계로 떠나는 게임이 인기를 얻거나 e스포츠는 온라인의 이점을 살려 진행되는 등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가며 한해를 끝냈다.
이에 포모스에서는 지면으로나마 각자의 자리에서 한해를 버티며 고생한 게임과 인물에게 소소한 상을 전한다.
'현실은 종종 실망스럽지' 상 - 기대작이라는 말을 머쓱하게 만든 게임에 주는 상
'이 시국에 감사합니다' 상 - 올해에 등장해 더욱 특별했던 게임에 바치는 상
'이 남자 진행이 대단하다' 상 - 어려운 상황에서도 존재감이 더욱 느껴졌던 진행의 스페셜리스트에게 주는 상
'올해의 발견' 상 - 올해 등장한 게임 중 인상적인 게임에 주는 상
◆ '들었다 놨다' 상 - 사이버펑크 2077
차라리 기대도 안 되면 억울하지도 않겠지만 연기될 때마다 굵직한 소식을 전달하면서 현실에서도 타기 힘든 썸을 게임과 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특히, 10월 9일에는 한글날을 맞아 취소됐던 한국어 더빙이 다시 적용된다고 발표해 유저를 들었다 놨다.
한 해 동안 썸탄 끝에 드디어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은 콘솔 버전 최적화 실패와 각종 버그 및 생각보다 평범한 오픈 월드 등 준비 부족의 모습을 보이며 결국 유저의 마음을 놓아버렸다.
일 년 내내 유저를 들었다 놓은 '사이버펑크 2077'에게 이 상을 준다.
첫 게임 플레이 장면 이후 어딘가 푸근해진 캡틴 아메리카와 중동의 석유 재벌을 닮은 듯한 토니 스타크의 모습을 보며 '아직모른다'를 외쳤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영화의 원작 초월의 디자인도 아닌 코믹스의 매끈하고 인상적인 디자인도 아니었다. 니맛도 내 맛도 아닌 모델링은 둘째 치더라도 끔찍한 프레임 드랍과 2000년대 초반 PC MMORPG가 생각나는 게임 구성은 참기 힘든 수준이다.
초대형 IP와 대형 제작사의 만남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준 '마블 어벤져스'에게 이 상을 바친다.
과거의 여행 사진을 찾아보며 빨리 이 시국이 끝나길 기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 시뮬레이션 게임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의 출시는 참으로 시의적절했다.
일부 대륙이 아닌 지구 전체라는 스케일을 자랑하는 이 게임은 뉴욕이나 도쿄 등 전 세계의 유명 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
항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사실적인 조작과 숙련도 역시 필요하지만, 옵션을 통해 아케이드 게임 수준으로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며 충돌 데미지 무효화나 무한 연료 같은 옵션도 마련돼 조작에 큰 부담은 없다.
하늘길이 막힌 지금, 가상으로나마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하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에게 이 상을 전한다.
평소에는 고려하지 않은 방식이었기에 시행착오 역시 많이 겪었다. 본래 상설 경기장에서 발생했다면 금방 고쳐질 회선이나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수습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며 일시 정지(퍼즈)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0 스프링(이하 롤챔스)' 역시 각 팀의 숙소에서 경기가 치러지다 보니 잦은 퍼즈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으며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순전히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토크로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도 자주 일어났다.
이럴 때마다 성승헌 캐스터는 자신의 자리에서 빛을 발한다. 풍부한 해설 경험과 특유의 재치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퍼즈 타임을 토크쇼의 경지로 끌어올렸으며 당시 함께 했던 와디드 해설 위원을 띄우며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까지 올린 바 있다.
롤챔스가 멈추면 시작되는 '성캐쇼'를 보며 코로나 시대에 작은 활력이 됐기에 이 상을 바친다.
실사와 같이 고품질의 그래픽과 100시간 이상을 파고들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앞세운 대작 게임들이 있었다면 신선한 게임성을 더해 눈길을 끈 작품도 있었다.
이 중 닌텐도에서 출시한 퍼즐 어드벤처 게임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은 퍼즐을 접목한 참신한 게임 방식과 종이 공작과 같은 독특한 아트 스타일을 선보인 작품이다.
세계를 종이접기로 만들겠다는 올리 왕을 물리친다는 단순한 스토리 배경 속에 등장인물들의 위트 넘치는 대화와 짧지만, 여운 있는 이벤트는 대작 게임 못지않은 재미를 준다.
특히, 점차 비슷해져 가는 그래픽 스타일에서 벗어나 종이접기의 질감마저 그래픽으로 표현한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가끔은 단순히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게임이 하고 싶다면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이 충분한 대답이 될 것이기에 '올해의 발견 상'을 전하기 아깝지 않다.
최종봉 기자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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