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결산]3가지 키워드로 보는 게임계-②중국

강미화 2020. 12. 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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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또 다시 한 해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 국내 게임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중국'으로 울고 웃었다. 그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은 '체질개선'에 성공하며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올 한 해를 '코로나19' '중국' '체질개선' 키워드로 돌아봤다. <편집자주> 

올해는 유독 '중국'과 얽힌 사건사고가 많았다.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판호 문제는 물론, 중국 게임사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기도 했고, 중국 게임사의 황당한 서비스 중단에 국내 게이머가 피해를 입기도 했다. 

■ 물꼬 튼 판호, 여전히 어두운 중국 진출 시장  
<사진=2019년 국산 게임 수출 지역 비중, 신작은 없었지만, 기존 게임과 IP 제휴로 확대된 모습이다>  

중국 게임시장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입구부터가 꽉 막혀있다. 내수시장 보호를 위한 마련한 고강도 해외게임 수입 허가 제도는 점차 정치수단으로도 활용된 모습이다.

판호는 게임 관련 출판 온라인 운영 비준 번호로, 중국 내 게임 운영 및 재화 판매를 위해 필수적인 서비스 허가권이다. 

2017년 3월 이후 3년 9개월여 만에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획득한 국내 게임이 처음 등장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다. 

중국 측은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미발급에 관해 공식적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사드 갈등이 불거진 2017년 3월 이후 우리나라 게임에 대한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심증적인 추론이 이어졌다. 

중국은 2018년 3월 국무원 기구 직제 개편으로 판호 업무를 광전총국에서 중앙선전부로 이관하면서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가 2018년 12월 내자 판호 발급을 시작하고, 2019년 3월에서야 외자 판호 발급을 재개한 바 있다. 
전체적으로 해외 게임에 대한 신규 판호 발급이 제외된 1년을 제외하더라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은 지나칠 정도로 전무했다. 

중국 외 지역의 게임에 발행하는 외자 판호는 2018년 55건, 2019년 185건, 2020년 상반기 27건으로 집계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판호 건수 27건을 보더라도 국내 게임은 없었으며 일본 게임이 12종으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판호' 문제는 사실상 국가 간 정치 문제로 다뤄지면서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협력도 이뤄졌다. 이제서야 1종의 게임에 판호가 발급된 것. 

학계에선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를 시작으로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의 강력한 요구와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한국게임학회는 "국내 게임 산업 구조로 추정하면 판호가 발급되지 않은 지난 4년간 10조 원에서 17.5조 원의 매출이 소멸했다"며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냉정하게 보면 실질적으로 판호에 대한 규제가 철폐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판호를 발급받는다고 해서 중국 시장에 서비스가 완만히 이뤄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체제에 위해를 가하거나 사회질서 공고화에 반하는 요소들에 대한 전면 차단한다는 기조가 더 강화되는 추세다. 

앞서 2017년 3월 이전에 판호를 발급받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론칭 예고일 하루를 앞두고 갑작스레 '과몰입 시스템 추가'를 이유로 연기되기도 했다.

■ 한국서 훨훨 난 중국 게임사...제2의 샤이닝니키 없어야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어려운 가운데 중국 게임사의 국내 시장 진출은 활발하게 이뤄졌다. 

앞서 언급된 국가발전 및 사회 규범 강화 기조는 중국 게임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내부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중국 게임사들은 상대적으로 아시아 문화권이면서 모바일 시장 규모가 큰 한국 시장에 주목했다. 

치열한 경쟁 아래 생존에 성공한 중국 게임사들은 개발 및 운영 역량을 강화해왔다. '치열'의 무게는 창업과 폐업 수로 가늠해볼 수 있겠다. 2019년 기준 게임 관련 기업 창업 수는 2504개, 반면 폐업한 기업의 수는 1만 8710개다.

중국 내수 시장을 통해 검증된 게임으로,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섭외한 현지화 전략을 더해 국내 시장에 안착했고, 올해에는 단일 게임이 아닌 후속작까지 연이어 흥행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붕괴 3rd'로 국내 시장에 자리 잡은 미호요는 멀티플랫폼으로 선보인 '원신'을 흥행시켰다. 

'원신'은 출시 전 오픈월드와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상성 전투, 필드 전투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캐릭터 태그 전투, 콘솔, 모바일, PC를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지원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했다. 
릴리스게임즈도 '라이즈 오브 킹덤즈'에 이어 지난 2월 출시한 'AFK 아레나'를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차트 상위권에 올렸고, 유주게임즈코리아도 '그랑삼국' '왕좌의 게임 :윈터 이즈 커밍'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중국 게임에 대한 국내 게이머의 인식도 점차 변화했지만, 이를 다시 역행시키는 황당한 사건도 벌어졌다. 중국 게임사에서 국내 이용자에게 불쾌함을 드러내며 일방적인 서비스를 종료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페이퍼게임즈는 '샤이닝 니키' 출시 8일 만에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신규 이벤트로 추가된 전통 한복에 중국 네티즌들이 '한복이 중국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에 국내 게이머와 설전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한국 지사에선 아이템을 삭제하고 사과했으나, 본사 측에선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의 입장은 항상 조국과 일치한다'며 '의관제도는 중국과 동일하다'고 중국 게이머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문과 함께 국내 서비스를 종료를 공지했다. 

게임의 문제가 아닌 왜곡된 이념으로 서비스가 종료된 최초의 사례이자 중국 게임에 대한 신뢰도를 낮춘 사례로 남게 됐다. 

강미화 기자 redigo@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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