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결산]"게임 기자는 올해 어떤 게임을 즐겼나"

최종봉 2020. 12. 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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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를 마무리하면서 작은 새해 계획 하나를 세웠다.

2020년에 개인적으로 사거나 리뷰용으로 받은 타이틀 등 한번 손에 잡은 타이틀은 되도록 엔딩까지 보고 이를 기사로 정리해보겠다는 소소한 계획이었다.

자의든 타의든 해야 했거나 즐기는 타이틀은 많지만 정작 게임을 시작한 뒤 일에 밀려 어느새 손이 멀어지거나 새로운 타이틀이 출시돼 그대로 멀어지는 패턴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로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단순히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조금 더 취미로 발전시키고 싶은 유저를 위해서다.

'게임은 이렇게 즐겨야 한다' 보다는 '이렇게 하면 게임이 더 즐겁다'는 방법의 하나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런 취지 아래 지난 1월 1일부터 시작된 계획은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인 12월까지 이어졌으며 엔딩을 볼 때마다 메모장에 기종과 엔딩을 본 날짜를 적기 시작했다.

12월 일 기준 약 30개의 게임의 엔딩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새롭게 출시돼 즐긴 게임 외에도 다시금 생각나서 즐긴 추억의 게임도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엔딩을 본 게임은 EA의 '스타워즈: 오더의 몰락'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울류 게임이었기에 프레임 드랍을 제외한다면 클리어 자체에 큰 무리는 없었다.

처음 한두 개의 게임은 신나서 시작하다가 또 의지박약에 그만두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했지만, 다행히 이어 시작했던 인디 게임 '마이 프렌드 패드로'도 속도를 붙여 클리어하며 계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타난 장애물은 '세키로'였다. 프롬소프트웨어가 개발한 게임 대부분을 갖고 있지만, 소울류 장르는 영 손에 붙질 않아 정작 첫 보스만 간신히 클리어하고 덮어두는 수준이다.

그나마 '세키로'는 한 전투에서 2번 트라이를 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이동 및 전투 흐름이 빠른 덕분에 엔딩까지 도전해볼 가능성이 보였다.

다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이었지, 다 잡은 보스를 패링 실패로 죽었을 때 패드를 내려놓고 '없던 일로 할까'라는 생각이 수십번은 오갔으며 '원망의 오니' 보스전에서는 하도 긴장 상태로 힘을 줘 패드를 붙잡고 있어 나중에는 손이 떨리기도 했다.
기나긴 트라이 끝에 결국 20시간 정도 조금 지나 인간 회귀 엔딩을 볼 수 있었으며 오랜만에 드는 성취감이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세키로'의 엔딩을 본 시점에서는 쓸데없는 컨트롤 부심 비슷한 게 생겨 어려운 게임이라도 엔딩을 보지 못 하는 일은 없겠으니 올해 계획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겠다는 자만에 빠졌다.

오만했던 당시의 생각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며 겸손을 되찾았다.

지난 3월 '디비전 2'의 첫 확장팩으로 출시됐던 '뉴욕의 지배자'는 론칭 시점에서 인간의 악의가 느껴질 정도의 밸런스를 지녔기에 짧은 DLC 분량이어도 중도하차 생각이 간절했다.
또, 9월에 즐겼던 '마블 어벤져스'는 마블이라는 초대형 IP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웠으며 게임 완성도 또한 현저히 낮아 플레이를 위해 콘솔을 켜는 것이 고역이었다.

어려운 게임보다 지루한 게임이 더 힘들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확인하게 됐던 순간이다.

몇몇 힘든 게임이 존재했지만 이와 반대로 게임을 하는 매 순간이 행복했던 작품도 존재했다.

'마블 어벤져스' 직후 시작한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이 그런 타이틀이었는데, 플레이어와 동행하는 올리비아와 등장 캐릭터들의 소소한 개그만 봐도 절로 미소가 그려졌었다.

덕분에 엔딩 시점까지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었으며 게임을 끝낸 지 오래된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좋거나 나쁜 게임도 있었지만 당황스러운 타이틀도 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특히 그런데, 재미를 떠나 너무나 방대한 플레이타임에 지치기도 했다.

엑스박스 시리즈 에스(XSS)로 즐긴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의 경우 게임을 위해 갈아 낀 컨트롤러의 건전지만 해도 3~4번 정도였다. 이마저도 최대한 메인 스토리 위주로 플레이해서였지 사이드퀘스트와 보물찾기에 빠졌더라면 아마 12월은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하나만 플레이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다행히 약 40시간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여기에 12월 마지막 타이틀로 생각했던 '사이버펑크 2077'까지 즐기며 부족하나마 1년의 장기 계획은 나름 잘 마치게 됐다.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꼭 엔딩을 볼 필요는 없다. 지금은 억지로 끝까지 플레이하기보다는 그때그때 끌리는 게임에 집중한다면 스트레스 역시 덜할 것이다.

다만 사두고 잊어버린 음식 재료를 처리하는 '냉장고 파먹기'처럼 기왕 돈을 들여 산 게임을 끝까지 즐긴다면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단순히 게임을 즐기고 끝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게임에 대한 기억이 옅어지기에 게임을 즐겼던 날짜와 타이틀을 따로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훨씬 도움이 된다.

여기에 자신만의 한 줄 감상평도 더한다면 시간이 흘러도 그 게임에 대한 인상은 더 또렷하게 남으니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한 번쯤 자신이 즐긴 타이틀을 정리해보길 권한다.

다음은 올해 클리어한 게임들의 목록과 날짜다. 플레이하며 특별히 좋았던 게임은 별표를 붙였다.

1.2 - 스타워즈 오더의 몰락(PC)
1.13 - 마이 프렌드 패드로(PC)
1.24 - 세키로(PS4) ★
2.16 - 용과같이 7(PS4)
2.29 - 드래곤볼Z: 카카로트(PS4)
3.9 - 디비전 2: 뉴욕의 지배자(PC)
3.14 - 헤일로 리치(PC)
3.30 - 오리와 도깨비 불(PC) ★
4.2 - 해적무쌍4(PS4)
4.10 -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PS4)
5.1 - 기어즈 택틱스(PC)
5.11 -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PC)
6.2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PS4)
7.4 - 에이전트A(모바일)
7.12 - 고스트 오브 쓰시마(PS4)
8.3 - 베리드 스타즈(닌텐도 스위치)
8.9 - SD건담 지제네레이션 크로스 레이즈(PS4)
8.17 -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 2(PS4)
9.12 - 어벤져스(PS4)
9.30 -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닌텐도 스위치) ★
11.1 - 이름 없는 거위(XSS)
11.5 -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PS5)
11.16 - 와치독 리전(PC)
11.24 - 둠 이터널(XSS)
12.11 -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XSS)
12.19 - 사이버펑크 2077(PC)

최종봉 기자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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