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행복, 삶과 죽음..동서양 고전서 찾는 지혜[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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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서 영웅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앞두고 갈림길에 선다.
전쟁에 참가하면 죽을 것이요, 참전하지 않는다면 장수하며 편안하게 살 수 있었다.
'무엇이 좋은 삶인가'라는 질문에 서양고전학자인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어차피 죽는다면 불멸의 명성만이 인간에게 열린 유일한 불멸의 길"이라고 답한다.
두 동·서양 고전학자가 쓴 '무엇이 좋은 삶인가'는 운명과 행복, 삶과 죽음에 대한 12가지 주제를 고전에 근거해 탐색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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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김월회 지음, 민음사 펴냄
이에 동양고전학자인 김월회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되묻는다. 그 ‘명예로운 삶’을 위해서는 ‘누구에게 인정받을 것인가’. 공자가 ‘이름값을 바로 잡는다’고 한 정명(正名)을 강조하며 말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다리를 뻗고 앉은 친구 원양에게 “어려서는 공손할 줄 모르고 커서는 칭해지는 바가 없으며 늙어서는 죽지 않고 있음이 바로 도적”이라며 야멸차게 정강이를 후려쳤다. 여기서 칭해지는 ‘이름’이란 허울뿐인 명성이 아니라 실덕(實德)을 근거로 난 이름, 자신이 명성 산출에 주도적 역할을 한 ‘선명(善名)’이다. 그리하여 김월회 교수는 “명성의 씨앗은 남이 아닌 ‘나’에게서 발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두 동·서양 고전학자가 쓴 ‘무엇이 좋은 삶인가’는 운명과 행복, 삶과 죽음에 대한 12가지 주제를 고전에 근거해 탐색한 책이다.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 같은 현실에 부딪치면, 개인적 고뇌인 줄 알았으나 결코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을 때면, 고전을 펼쳐 답을 찾는 이들이 있다. 책에 정답이 적힌 것은 아니지만 성찰 속에 스스로 길을 찾게 되는 것이 고전이다.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해 주체적인 선택과 진리를 따르는 삶을 견주어 보고, 포기할 수 없는 부(富)를 공정한 삶의 터전과 비판적 거리 두기의 관점으로 살핀다. 정의, 아름다움, 분노, 공동체, 역사 등을 보는 먼 옛날 고전의 시각이 21세기의 현대인을 ‘뜨끔’하게 만들기에 이 책이 더 빛난다. 1만8,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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