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카운트다운에 맞춰 돌아본 2020 한국경마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2020년 최대의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코로나19’였다. 경마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말산업 전반이 붕괴 직전의 위기를 감내해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희망을 싹틔우고 내실을 다시며 새해를 기약했다. 2021년의 희망찬 카운트다운에 맞춰 2020년의 경마 이슈들을 돌아봤다.
2016년부터 이어온 코리아컵·스프린트는 총 20억 원의 상금을 놓고 아시아와 유럽, 북미의 우수한 경주마들이 도전장을 내는 국제공인 대회다. 2019년 코리아컵·스프린트 단 두 경주의 해외 매출액만 71억 원에 달할 만큼 해외 경마팬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3일로 예정됐던 2020 코리아컵·스프린트는 결국 열리지 못했다. 반면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개선문상’, 미국의 ‘브리더스컵’, 호주의 ‘멜번컵’, 일본의 ‘재팬컵’, 홍콩의 ‘홍콩컵’ 등 해외 주요 대상경주는 온라인에 기반한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돼 국내의 말산업 관계자들과 경마팬들의 부러움을 샀다.
88올림픽 승마경기를 위해 과천에 지어졌던 88승마장이 34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개장했다. 그간 수많은 국제승마대회를 치루며 한국 승마발전에 기여해온 88승마장은 낡은 모래를 거두고 국제규격의 잔디마장과 함께 잔디관람석으로 탈바꿈했다. 한국마사회는 88승마장 재개장과 함께 4개의 승마대회를 1주일간 개최하며 코로나19로 멈춰있던 승마계와 말산업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었다.
7. ‘7조원’이 증발했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지난해 2월부터 한국경마가 휴장에 돌입하며 한국마사회는 한국전쟁 이후 초유의 적자경영에 직면했다. 경마매출은 6조원 이상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정부의 농특세와 지자체의 레저세·교육세 납부금액은 2019년에 비해 1조원 이상 줄어들며 세수확보에 빨간불이 켜지는 등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약 5배 규모인 일본경마는 온라인 발매를 통해 오히려 매출이 3% 증가하는 등 국제 말산업계의 선두로 나서기 시작했다.
6. ‘6월 19일’ 무고객 경마 시행
마사회는 경마 중단에 따른 말산업 종사자들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200억 원의 상생자금을 긴급 수혈한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무고객 경마에 돌입했다. 마사회는 수입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보유자금을 활용한 무고객 경마를 통해 매주 70억 원을 상회하는 경마상금을 투입해 경마생태계의 붕괴를 막았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재확산세로 인해 마사회는 9월부터 무고객경마를 잠정 중단하고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영국, 일본, 호주 등 경마선진국에서는 경주마 훈련시설로 보편화돼 있는 언덕주로가 전북 장수와 제주 육성목장에 마련돼 국산 경주마 능력 향상을 위한 기틀을 완성했다. 실내 언덕주로는 최고 5도의 경사면으로 이뤄져 경주마의 다리근육과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날씨와 계절에 제약 없이 훈련이 가능한 경주마 훈련 시설이다. 이를 통해 한국경마의 질적 향상은 물론 경주마 수출 활성화까지 이어지는 등 국산마의 가치를 끌어올려 말 생산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마가 멈추자 마주들의 경주마 구매력이 낮아지며 경매 낙찰률이 한때 4%까지 폭락하는 등 경주마 생산농가의 피해가 극심해졌다. 한국마사회는 경매 활성화를 위해 유튜브와 카카오톡을 활용한 언택트 경매를 시도했으며 축산발전기금으로 운용되는 경매유통장려금을 10억 원 이상 확대했다. 또한 2021년 파격적인 국산마 우대책을 내놓으며 국산마 시장 부양에 집중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11월 제주 1세마 경매에서는 49두가 낙찰되며 2021년 경매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3. ‘30% 증가’한 불법경마 사이트 폐쇄
코로나19 확산은 사행 산업의 풍경 또한 바꿔놨다. 온라인 발매가 불가한 합법 사행 산업의 틈을 이용해 불법 온라인 경마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경마에 베팅하는 불법 경마 사이트 신고건수는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으며 폐쇄된 사이트 또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한국마사회는 불법경마 신고포상금을 최대 5억 원으로 상향하면서 신고 활성화에 나섰지만 불법시장 축소를 위해서는 비대면 전략을 통한 합법시장의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 ‘200만 달러’는 시작일 뿐…경마한류 개척
마사회는 2019년까지 최대 14개국에 경주를 수출하며 수출산업으로서 경마의 도약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0년에는 무고객경마로 국내 매출이 전무한 상황 속에서도 경주 수출을 통해 ‘K-경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데 이어 11월에는 카자흐스탄과 200만 달러의 K-TOTE(국산 발매시스템)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경주 수출 일변도의 해외사업을 확장해 발매시스템 수출, 더 나아가 국내 중소기업 해외진출의 가교로서 해외시장에서의 동반성장의 길을 열었다는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경주마와 인력의 해외 진출 등 ‘경마 한류’의 서막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8일(한국시간) 오전 미국경마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국마사회 케이닉스 선발마 ‘닉스고’가 미국의 경마올림픽 브리더스컵 더트마일(GⅠ, 1600m, 3세 이상)에 출전해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닉스고’는 뛰어난 유전자원을 조기에 발굴해 씨수말로 육성하는 케이닉스 사업으로 선발됐으며 은퇴 후에는 국내에서 씨수말로 활약할 예정이다.
0. ‘0원’, 납입할 수 없었던 축산발전기금
한국마사회는 매년 경마 이익금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납입했다. 축산발전기금은 농축산물 수급 및 가격 안정, 농업분야 연구개발, 가축 위생 및 방역과 같은 농축산 생산농가의 안정과 학교 우유 급식 및 국민의 바른 먹거리 등에 사용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에도 938억 원을 출연하며 전체 축산발전기금의 약 31%인 3조 원을 누적 출연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강타한 올해는 경마이익금이 없기에 사실상 출연이 불가능해 농축산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새로 맞은 2021년에는 말산업 종사자들과 경마팬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희망의 싹’이 트기를 기대한다.
jin@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형중독' 악플 호소 배우 곽진영 극단적 선택 "의식회복 했으나 소통 힘들어"
- 밀회 위해 서로의 집 잇는 땅굴 판 멕시코 불륜 커플 [B급통신]
- '라디오스타' 수현 "동호, 일본서 DJ 겸 일본 대기업 간부로 지내고 있어"
- '라디오스타' 송가인 "100억 수익X명품녀說 모두 오해...히트곡 낼 것"
- 손흥민과 요리스 언쟁, 英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충돌 장면에 선정
- '김민국·재시· 송지아' 폭풍 성장…쑥쑥 큰 모습이 반가워[SS스타]
- [포토]'SSG전 앞둔 한화 최원호 감독'
- 전북도체육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이달에도 체육행사 풍성하게 진행
- 완주 웰니스축제, 첫날부터 성황...건강과 힐링이 주는 행복의 가치 일깨워
- 전주시, ‘2023 아동정책참여단 발대식’ 개최... 대학생 멘토와 함께하는 의견 제안 등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