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는 코로나 고위험군..금연 필요성 더 커져

안호균 2020. 12. 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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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가 감염 위험, 증상 악화 가능성 훨씬 높아
담배 피우면 면역력 떨어져 바이러스 침투 쉬워져
밀집·밀폐 공간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되기도 쉬워
실내 생활 시간 늘어 가족 건강 해칠 위험도 높아져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에서 5명 이상의 모든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특별방역 조치가 시행된 23일 경기도 수원시 한 기업체 직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흡연을 하고 있다. 2020.12.23.jtk@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올해는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흡연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에 훨씬 취약하다. 고령자가 아니라면 코로나19의 위험은 일반적인 폐렴이나 계절성 독감에 비해 크게 높지 않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경우 고령자나 만성잘환자 같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확실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연은 '사회적 거리두기' 만큼이나 중요한 코로나19 예방법인 셈이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방역 당국은 지난 4월 흡연자를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포함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흡연자가 65세 이상 성인, 임신부, 만성질환자 만큼이나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흡연과 코로나19 감염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도 적지 않다. ‘중국의학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담배를 피운 적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폐렴 악화 가능성이 14배나 높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흡연자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흡연자가 심각한 코로나 증상을 보일 가능성은비흡연자의 1.4배, 중증 치료를 받거나 사망에 이를 확률은 2.4배로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흡연자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중요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가장 위험한 대상으로 지목됐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흡연자의 치명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2.6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2009년 신종플루 발생 때도 흡연자의 감염 비율이 1.5배 높고,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도 2배 가까이 차이 난다는 이스라엘 분석결과가 공개된 적이 있다.

이처럼 담배를 피우면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워지고 감염이 될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도 높아진다. 담배에 포함된 각종 화학물질과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은 체내 조직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켜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게 한다. 또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또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 사람이 밀집해 있고 밀폐된 공간에 갈 확률이 높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마스크를 벗는 빈도도 높아진다. 입이 담배와 손가락에 닿으면서 바이러스가 입이나 호흡기로 들어갈 가능성도 커진다.

흡연자는 코로나19에 취약한 만성질환을 갖게 될 확률도 높다.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병 위험이 5~8배나 커진다. 당뇨병,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등에 걸릴 위험도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흡연을 하면 복부 지방이 더 많이 축적되는데 이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의 주요 원인이 된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생명과학과 교수(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는 "흡연 자체가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 떨어지게 된다"며 "흡연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나 암, 폐질환 등 여러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리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흡연자들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담배를 끊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간접흡연의 위험성은 직접흡연 못지 않다. 남편이 흡연자일 경우 아내가 간접흡연에 의해 폐암에 걸릴 위험은 1.9배로 높아진다. 자녀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천식과 폐질환, 급성·만성 중이염이 발생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 아동기 간접흡연 노출이 폐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집 밖에서 담배를 피우더라도 가족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담배가 연소된 뒤 남아 있는 오염으로 인한 간접흡연을 '3차흡연'이라고 한다. 카펫, 소파, 의류, 머리카락, 신체 등에 독성물질에 의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유아나 청소년들은 호흡이 빠르고 흡입하는 먼지의 양이 많기 때문에 흡연자의 옷이나 피부에 남아 있는 독성 물질에 의해서도 3차 흡연의 위험이 생길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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