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정구용 상장협 회장 "일류 키우려면 경영권 방어책 필수"

3%룰 폐지 및 차등의결권, 포이즌 필 마련 등 요구
"좋은 일자리 제공해 국민이 행복해지는 나라되길 진심으로 기원"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이 내년 기업가들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정부가 3%룰을 폐지하고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31일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업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글로벌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없는 3%룰을 폐지해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3%룰이란 감사위원 분리선임 시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법안을 말한다. 최근 한국상장회사협의회를 포함한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 4곳이 지난 14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3%룰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최소 1년 이상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 회상은 또 “기업인이 마음껏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차등의결권과 포이즌 필(Poison pill·독약처방) 제조 등 경영권 방어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차등의결권은 ‘1주에 1개 의결권’이란 원칙에 예외를 둬 기업 특수관계자 등이 자사를 외부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포이즌 필은 신주인수선택권으로 해외 투기자본이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 침해를 시도하면 신주 발행 때 기존 주주에겐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주식이 헐값으로 발행돼 기업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어 독약처방으로 불리게 됐다.

정 회장은 아울러 “우리 자본시장의 시가총액은 미국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며 “국내 상장사가 일류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기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활성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이어 “상장사가 국민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나라가 만들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