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해의 사진〉 "이 고독과 침묵이 좋아.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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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뉴욕 상황이 안 좋다고 들었어. 너랑 가족들은 괜찮아?" "나랑 가족들은 다 괜찮아. 안토니오가 코로나 양성이 나왔는데 다행히 다 치료됐어." 피터는 타임스퀘어에서 개와 함께 산책한 사진 몇 장을 보내왔다.
피터는 문자를 이렇게 마쳤다.
"나 사실 이 고독과 침묵이 정말 좋아. 많은 것들이 느려지는 게 좋아. 다만 사람들이 너무 고통받지 않길 바랄 뿐이야." 사진 속에서 텅 빈 타임스퀘어를 본다.
기이하게 낯선 이미지 속에서 무언가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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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뉴욕 상황이 안 좋다고 들었어. 너랑 가족들은 괜찮아?” “나랑 가족들은 다 괜찮아. 안토니오가 코로나 양성이 나왔는데 다행히 다 치료됐어.” 피터는 타임스퀘어에서 개와 함께 산책한 사진 몇 장을 보내왔다. 우린 평소에 타임스퀘어에 절대 가지 않았다. 너무 많았으니까. 사람도, 소음도, 들뜬 에너지도, 쓰레기도 그리고 만남조차도.
피터는 문자를 이렇게 마쳤다. “나 사실 이 고독과 침묵이 정말 좋아. 많은 것들이 느려지는 게 좋아. 다만 사람들이 너무 고통받지 않길 바랄 뿐이야.” 사진 속에서 텅 빈 타임스퀘어를 본다. 기이하게 낯선 이미지 속에서 무언가가 그리워진다. 그리운 것은 이 텅 빔일까, 아니면 원래의 그 ‘너무 많던’ 풍경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나는 계속 바라본다. 그 쓰라리게 고요한 광경을.
사진 신웅재·글 김보라(영화감독)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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