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해의 사진〉 "이 고독과 침묵이 좋아. 다만.."

사진 신웅재·글 김보라 2020. 12. 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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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뉴욕 상황이 안 좋다고 들었어. 너랑 가족들은 괜찮아?" "나랑 가족들은 다 괜찮아. 안토니오가 코로나 양성이 나왔는데 다행히 다 치료됐어." 피터는 타임스퀘어에서 개와 함께 산책한 사진 몇 장을 보내왔다.

피터는 문자를 이렇게 마쳤다.

"나 사실 이 고독과 침묵이 정말 좋아. 많은 것들이 느려지는 게 좋아. 다만 사람들이 너무 고통받지 않길 바랄 뿐이야." 사진 속에서 텅 빈 타임스퀘어를 본다.

기이하게 낯선 이미지 속에서 무언가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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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웅재3월20일 뉴욕 타임스퀘어 스크린에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한 장면이 상영되고 있다.

“피터, 뉴욕 상황이 안 좋다고 들었어. 너랑 가족들은 괜찮아?” “나랑 가족들은 다 괜찮아. 안토니오가 코로나 양성이 나왔는데 다행히 다 치료됐어.” 피터는 타임스퀘어에서 개와 함께 산책한 사진 몇 장을 보내왔다. 우린 평소에 타임스퀘어에 절대 가지 않았다. 너무 많았으니까. 사람도, 소음도, 들뜬 에너지도, 쓰레기도 그리고 만남조차도.

피터는 문자를 이렇게 마쳤다. “나 사실 이 고독과 침묵이 정말 좋아. 많은 것들이 느려지는 게 좋아. 다만 사람들이 너무 고통받지 않길 바랄 뿐이야.” 사진 속에서 텅 빈 타임스퀘어를 본다. 기이하게 낯선 이미지 속에서 무언가가 그리워진다. 그리운 것은 이 텅 빔일까, 아니면 원래의 그 ‘너무 많던’ 풍경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나는 계속 바라본다. 그 쓰라리게 고요한 광경을.

ⓒ신웅재4월11일 뉴욕 시민이 발코니와 창가에서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 응급구조원, 의료 종사자, 필수 노동자 등을 응원하고 있다.
ⓒ신웅재2020년 4월1일 개원한 뉴욕 센트럴파크 ‘사마리아인의 지갑 야전병원’. 68병상 규모로 마운트시나이 병원이 운영하고 있다.

 

사진 신웅재·글 김보라(영화감독)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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