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임금 33% 증가..연봉공개 8년, 상승 억제효과 있었나[SS포커스]

정다워 2020. 12. 3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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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기성용(가운데)이 지난 9월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논란 속 연봉공개를 실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13년부터 K리그 선수들의 연봉을 공개하고 있다. 목표는 ‘자생’이다.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프로축구가 무리하게 지출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형국의 생태계 환경을 개선하고, 거품을 걷어내자는 취지였다. 재정 건정성을 확보하는 첫 걸음으로 연봉공개를 선택한 셈이다. 당시 축구계에선 시장 축소 및 스타들의 해외 유출 등 여러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연맹의 강경한 태도로 지난 8년간 연봉은 세상에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연봉공개를 통해 K리그는 어떤 효과를 얻었을까.

연봉공개 첫 해였던 2013년 K리그 선수의 평균 연봉은 1억 1846만 1000원이었다. 1부리그는 1억 4609만 7000원, 2부리그는 4428만 8000원으로 1억원 정도 차이났다. 8년이 지난 올해 K리그 평균 연봉은 1억 5746만 4000원으로 2013년에 비해 32.9% 증가했다. 1부리그는 36.3% 늘어난 1억 9917만 2000원, 2부리그는 141%가 증가한 1억 686만 3000원을 기록했다.

1부리그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변동없다. 2017년 1억 9653만 3000원에서 매년 100~150만원 가량 꾸준히 올랐을 뿐이다. 다만 전북 현대는 2013년 2억 4633만 4000원에서 올해 4억 3349만 5000원으로 2억원 가까이 인상됐다. 울산 현대도 2억 2610만 1000원에서 3억 6598만원으로 대폭 상승해 평균을 크게 웃돈다. 반대로 2013년 당시 연봉 1위였던 수원 삼성은 2억 9249만 8000원에서 1억 8134만 4000원으로 1억원이 넘게 감소했다. 포항 스틸러스, 성남FC도 소폭 하락했다. 구단 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값을 보면 소폭 인상이다.

반면 K리그2 평균 임금은 거침 없이 상승하고 있다. 승강제 정착으로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 경남FC 등 1부리그에 있던 팀들이 2부리그를 오간 영향으로 8년 전에 비해 확연히 증가했다. 2013년 최고 연봉팀 광주의 평균 임금 7420만 7000원은 올해 대전하나시티즌(1억 6715만 7000원)과 거의 1억원 차이가 난다. 평균 연봉이 가장 낮았던 팀을 비교해도 상승폭은 적지 않다. 2013년 충주 험멜(2971만 5000원)과 2020년 안산 그리너스(4362만 2000원)의 차이는 1390만 7000원으로 46.8% 증가했다.

각 구단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져 임금이 상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북의 경우 매해 이적료로 수 십억원을 챙겨 어느 정도 여유를 얻지만 나머지 팀 대부분은 모기업과 지자체에서 주는 돈으로 구단을 운영한다. 스폰서십, 광고, 관중 수입 등은 8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의견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연봉을 공개한 뒤 후속 조치가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공개만으로 큰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쓸 팀은 쓰고 안 쓸 팀은 안 쓸 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구단의 지향점이 중요하지 않나. 연봉을 공개해도 성적을 내고 싶은 팀은 돈을 쓴다”고 말했다.

관건은 ‘자생력을 갖출 후속조치’가 성과를 내느냐다. 연맹은 이사회를 통해 ‘구단 경영 효율화’ 방안을 마련했다. 2023년부터 구단 총수입 중 인건비 지출액을 일정 비율 이하로 묶는 샐러리캡을 도입한다. 로스터 제도도 실시해 2023년 32명, 2024년 30명, 2025년 28명으로 줄인다. 향후 2년간 승리수당 상한선을 설정해 과도한 지출도 막을 예정이다. 연봉공개를 통해 얻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난만큼, 자생력강화를 실현할 초석을 마련해야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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