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 속 '두 풍경'..불 꺼진 식당과 불 밝힌 술집
<앵커>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에 따라 다음 달 3일까지 밤 9시부터는 전국에 모든 식당이 식사 손님을 받지 못하는데요, 같은 동네에서 정작 더 강한 규제를 받을 것 같은 유흥시설들은 한밤중에도 영업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속초의 식당가 밤 9시가 다가오자 식당들이 사실상 하루 장사를 마무리합니다.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에 따라 전국 식당이 밤 9시 이후에는 식사 손님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배달과 포장 손님이 거의 없는 곳은 아예 문을 닫으면서 식당가는 이내 암흑으로 변합니다.
[식당 주인 : 고깃집은 배달 자체가 힘들어요. 그 자리에서 구워주는 것하고 구워서 가져가는 것 하고는 맛이 천지 차이예요.]
같은 시간 인근의 유흥주점 골목은 다릅니다.
주점마다 환하게 불을 밝히고 손님을 받습니다.
들어가 보니 홀에 음악 소리가 요란하고 10여 명의 손님이 술을 마시고 춤까지 춥니다.
[유흥업소 사장 : 솔직히 유흥업소에서 (코로나) 걸린 적이 몇 번이나 돼요? 그렇게 (업소가) 많은데도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잖아요.]
밥집 손님은 못 받는데 술집 손님은 받는 역설은 정부 지침과 지자체의 거리두기 단계가 엇박자를 내서입니다.
정부의 특별대책에 유흥시설이 빠져 있는 데다 강원도에서는 속초와 양양, 고성 등 6개 시군이 거리두기 1.5단계라 유흥시설의 집합 제한이 없습니다.
[식당 주인 :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양주 먹으면 괜찮고, 소주 먹으면 안 되는 그런 느낌? 동일한 규정을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
식당들의 불만에도 강원도는 거리두기 격상에 난색을 표합니다.
[강원도 담당 공무원 : 일부 시군에서 반대의견을 표명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2단계로 상향하지 못하고 시군의 재량에 따라서 처리하는 걸로 ( 결정했습니다.)]
결국, 6개 시군 가운데 속초시만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올리기로 해 형평성 논란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조재근 기자jkch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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