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의사 백신 거부하고 접종 간호사는 살해 협박 시달려

김기혁 기자 2020. 12. 3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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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일부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마의사협회는 최근 백신 접종을 거부한 의사 13명을 징계 심의위원회에 회부했다.

앞서 이탈리아는 지난 27일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을 대상으로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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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한 의사 징계 심의 착수
의사면허 박탈까지 가능..의료진 백신 의무화 둘러싼 논쟁 점화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팔란차니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는 의료진들. 가운데 앉은 이가 알리베르니니씨./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일부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마의사협회는 최근 백신 접종을 거부한 의사 13명을 징계 심의위원회에 회부했다.

이 가운데 3명은 TV 출연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코로나19가 계절 독감에 지나지 않는다’는 등 허위 사실을 말한 책임도 있다고 한다.

징계 심의 결과는 내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의사면허 박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토니오 마지 협회장은 “이는 마녀사냥이 아니다. 다만, 나는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고 그릇되게 처신한 의사들을 징계할 윤리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백신 찬성론자라고 밝힌 그는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백신을 접종해야 할 시민·도덕적 의무가 있다”며 백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다른 백신에 비해 임상시험이 매우 신속하게 진행돼 효능·부작용 등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은 이해하나 비상 상황 속에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자 많은 돈이 투자된 만큼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도 피력했다.

앞서 이탈리아는 지난 27일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을 대상으로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의료진은 공개·비공개적으로 백신을 거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보건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백신 접종에 동의한 현지 의사는 전체 69.8%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부 내에서는 백신 접종 의무화를 둘러싼 논쟁도 점화한 상태다.

산드로 참파 이탈리아 보건부 차관은 “의료진에 대한 백신 의무 접종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파비아나 다도네 시민행정부 장관은 ‘강한 권고’로 충분하다고 반박하는 등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처음으로 맞은 간호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욕·협박을 받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일 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감염병 전문 로마 스팔란차니 병원의 간호사인 클라우디아 알리베르니니(29)씨가 최근 자신의 모든 SNS 계정을 폐쇄하고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알리베르니니씨는 지난 27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이탈리아 첫 접종자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당시 “한 시민으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과학을 믿기로 한 모든 의료 종사자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며 바이러스 종식을 위한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접종 뒤에는 “이것이 끝의 시작이다. 흥분되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알리베르니니는 이후 예기치 못한 가혹한 상황에 부딪혔다. 그의 SNS에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인격 모독성 글과 협박이 난무했다.

심지어 한 SNS 사용자는 알리베르니니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당신이 언제 죽을지 지켜볼 것”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알리베르니니의 SNS 계정은 이날 현재도 폐쇄돼 있는 상태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신변의 위협을 가한 SNS 사용자의 신원을 파악하고자 수사에 들어갔으나 일부는 가짜 SNS 계정으로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돼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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