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부터 김태균까지..2020년을 끝으로 떠나간 스타들 [2020 스포츠결산⑥]

이정철 기자 2020. 12. 3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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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존재하는 법이지만, 2020년에는 유독 대형 스포츠 스타들의 은퇴 소식이 이어졌다. 먼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K리그의 레전드였던 '라이온킹' 이동국이 전북 현대의 K리그 우승과 함께 그라운드를 떠났다.

KBO리그에서는 'LG 트윈스의 심장' 박용택이 전인미답의 2500안타 대기록을 남기고 유니폼을 벗었다. '황금세대'로 불린 82년생 동기였던 김태균과 정근우는 나란히 선수 생활을 마치며 화려했던 선수 시절을 마무리했다.

스포츠투데이는 2020년 스포츠계를 주름잡던 스포츠 스타들의 은퇴 소식을 정리해봤다.

▲ '아듀, 이동국' 정상에서 은퇴한 '라이온킹'

이동국은 지난 10월26일 자신의 SNS을 통해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동국은 포철공고를 졸업한 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1998년 아시아 U-19 청소년 선수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몸을 180도 회전시키며 터뜨린 통렬한 왼발 터닝슛으로 자신의 진가를 알리더니, 1998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잠재력을 뽐냈다.

이동국은 이후 수많은 기록을 써 내려가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경기 출전 기록(844경기)과 최다 득점 기록(344골)을 동시에 보유 중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동국은 특히 K리그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K리그 MVP를 4회(2009, 2011, 2014, 2015년)나 수상한 유일한 선수인 것은 물론, K리그에서 신인상, MVP, 득점상, 도움상을 모두 차지한 선수도 이동국뿐이다.

이동국은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이 치러진 2020년 한 해, 팀 내 역할과 영향력에서 줄어든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동국은 마지막 순간마저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동국은 은퇴를 선언한 10월26일 이후 펼쳐진 11월1일 대구FC와의 은퇴경기에서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전북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레전드' 이동국의 활약 속에 사상 첫 K리그 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동국은 자신의 등번호 20번을 전북의 영구결번으로 새겼다. 팬들 가슴속에는 끝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켰던 '라이온킹'으로 남게 됐다.

박용택 / 사진=DB


▲ 우승 반지의 아쉬움, 2500안타로 털어낸 박용택.

박용택은 2019시즌을 앞두고 2년간의 FA 계약을 체결한 후 2020시즌 뒤 은퇴를 공언했다. 그렇게 'KBO리그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 박용택은 2020년 한 해, 예정된 마지막 무대를 소화했다.

박용택의 2020시즌 첫 역할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한 이형종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었다. 주전 지명타자로 나선 박용택은 정확한 콘택트 능력으로 2할 후반대와 3할 타율을 오가며 베테랑의 노련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박용택은 지난 6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 2500안타,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등 박용택이 꿈꾸던 마지막 꿈은 물거품이 되는듯했다.

그러나 박용택은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전력을 다해 뛸 수 없었지만, '안타 장인'의 배트는 쉼 없이 돌아갔다. 그러면서, 왼손 대타 역할로 LG의 시즌 막판 2위 싸움의 첨병이 됐다.

박용택은 결국 지난 10월6일 팀이 2-2로 맞선 9회말 1사 1루,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2500안타를 완성했다.

박용택은 이후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전인미답의 2504안타를 KBO리그 역사에 새긴 채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김태균 / 사진=DB


▲ '82년생 동기' 김태균과 정근우, 그들의 마지막 도전.

1982년생 선수들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황금세대'로 불린다. 그중, 국가대표팀과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태균과 정근우는 2020시즌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김태균은 앞서 2019시즌 6홈런에 그치며 눈에 띄게 감소한 장타 능력을 드러냈다. 2020시즌은 김태균에게 '한화의 4번타자'로서 자존심을 회복할 무대였다.

그러나 김태균의 타격 결과는 타율 0.219, 2홈런, 29타점. 초라한 성적표였다. 한화의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고 중심타자로서의 중압감을 후배들에게 맡기고 쓸쓸한 퇴장을 맞이했다.

KBO리그 올타임 넘버원 2루수로 평가받는 정근우는 2019시즌 한화에서 자신의 주포지션인 2루수 대신 중견수로 출장했다. 간혹 내야수로 나오더라도, 1루수로 선택받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나 정근우는 2020시즌 LG로 이적해 2루수로 마지막 도전에 돌입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개막전에서 2루 옆을 스쳐 지나가는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 속에, 정주현 대신 2020시즌 초,중반 LG의 주전 2루수로 낙점받았다.

그러나 정근우는 점점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드러내며 아쉬운 모습을 나타냈다. 타격에서도 날카롭고 정확한 콘택트 능력은 자취를 감췄다. 결국 타율 0.240, 1홈런, 14타점, 7도루로 커리어 마지막 시즌을 끝냈다.

한국야구사의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남겼던 1982년생 동갑내기 김태균, 정근우의 아쉬운 퇴장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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