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로 불난 집에 '해명'으로 부채질..홍진영‧설민석‧솔비, 원성만 키웠다[이슈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연예계가 최근 표절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가수 홍진영과 인기 역사 강사 설민석이 석사 논문 표절로 고개를 숙인 가운데, 가수 솔비 또한 케이크 디자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같은 스타들의 연이은 표절 논란에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이들의 표절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이 원성을 더 불렀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홍진영은 '그 시절 관례'라는 표현으로 뭇매를 맞았고, 설민석은 곧바로 표절을 인정했지만 그가 역사 강사라는 점에서 불만을 사고 있다. 솔비 역시 앞뒤가 다른 해명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홍진영은 조선대학교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 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를 쓰면서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자, 심사를 맡은 교수의 의견을 전하며 "표절이 아니라 인용"이라고 반박했다.
직접 심경글을 통해서도 억울한 마음을 내비쳤다. "시간을 쪼개 지도 교수님과 상의하며 최선을 다해 논문을 만들었다"는 그는 "당시 관례로 여겨졌던 것들"이라며 답답하고 속상하다고 했다. 또 "이유 불문하고 이런 논란에 휘말린 제 모습을 보니 한없이 슬프다"며 감정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대학교 무역학과에서 홍진영을 가르쳤다는 교수 A씨가 "홍진영의 논문은 표절 99.9%"라고 양심선언 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기만 했다. 결국 홍진영의 표절 의혹이 의혹이 아닌, 사실로 잠정 결론 났다. 대학연구윤리원 산하 연구진실성위원회도 조사를 마치고 홍진영 석사 논문이 다른 논문을 표절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홍진영은 자필사과문을 통해 "표절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습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습니다"라며 표절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표절을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조사 끝에 표절이 맞다는 결론이 나오자 인정하고 사과한 셈이다. 대중들은 홍진영의 연구 업적이 실제로 학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표절 문제에 꽤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였다. 홍진영은 '박사 가수'라는 타이틀로 스마트한 이미지를 만들어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표절 의혹에 곧바로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일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솔비도 표절 논란에 뜻밖의 대응으로 비난을 받았다. 솔비는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빵실에서 케이크 만드는 거에 푹 빠졌다. 이 케이크도 저만의 방식으로 만들었다"며 화려한 색깔의 케이크를 자랑했다. 하지만 솔비가 만든 케이크는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Play-Doh'와 상당히 유사해, 솔비가 따라 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케이크 문제를 삼는 댓글이 이어지자, 솔비는 "제프쿤스 작품 보고 영감받아서 조금 변형해서 케이크로 만들었다"며 "아이들 클레이놀이처럼 저도 정형화된 것을 벗어나 자유로운 케이크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또 "저 케이크는 판매용이 아니다. 제가 만든 건 제가 먹는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솔비는 당초 케이크를 올린 게시물에서 "주문도 받는다"며 해당 케이크를 4만 5000원에 판매했다. 누리꾼들은 솔비가 뒤늦게 주문을 받는다는 글귀를 삭제하고, 애초 자신이 먹기 위해 케이크를 만든 '척'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표절 문제를 삼은 뒤에서야 "제프쿤스를 오마주한 아트 케이크"라는 설명을 추가했다며 꼬집었다.
결국 솔비가 제프쿤스 케이크를 표절해 판매까지 하려 했다는 것이 중론. 그럼에도 솔비는 개의치 않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케이크 게시물을 올린 6일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Just a cake"이라는 짤막한 글귀와 함께, 무표정한 얼굴로 케이크를 먹는 9분가량의 영상을 올렸기 때문이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솔비가 케이크 논란에 언짢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봤다. 또 현대 미술가로서도 자리를 잡아가는 솔비가 해당 논란에 대응하는 모습이 다소 실망스럽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화가로서 직업 정신과 도덕 의식을 지적한 것이다.
역사 강사 설민석은 역사 전공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을 표절했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즉각 인정하고, 그가 출연하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그가 '강사'라는 점에서 표절 문제가 쉽게 용인될 수 없는 모양새다. 뛰어난 입담과 재치로 역사를 쉽게 가르쳐 인기를 얻은 그에게 표절 문제는 상당한 치명타인 것이다.
지난 29일, 설민석은 2010년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디스패치는 이날 표절심의 사이트 카피킬러를 통해 설민석 석사 논문 표절 문제를 삼았다. 모두 747개 문장으로 이뤄진 설민석 논문에서 187개 문장이 100% 표절률 기록, 332개 문장이 표절 의심 문장이라며, 논문 초록과 결론에도 다른 사람의 논문 결론을 그대로 옮겼다고 지적했다.
최근 역사 오류 논란에 휘말렸던 설민석이 석사 논문 표절 문제까지 불거지자, 그를 향한 질타는 거세졌다. 설민석은 의혹이 제기된 지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밝히고 표절을 인정했다. 그는 "문제가 된 논문을 작성하며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했음을 인정한다"며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로 인해 설민석은 MBC '선을 넘는 녀석들',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도 하차한다. 그를 믿고 섭외한 방송사들은 갑작스러운 논란과 그의 하차 선언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설민석의 표절 여파는 MBC '연예대상'까지 불똥을 튀었다. 사건이 불거진 당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연예대상'은 미처 설민석 녹화분을 편집하지 못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그간 국내 연예계에서 표절 논란은 영화, 드라마, 음악, 뮤직비디오 등 작품 위주로 문제가 됐다. 간간이 스타들의 표절 문제가 구설에 오르기는 했지만, 최근만큼의 파장은 아니었다. 그런 만큼, 표절 이후 대응 방식이 불을 더 지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싸늘해진 대중의 시선을 쉽게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이들의 향후 행보에 많은 이들이 주시하고 있다. "깊이 반성한다"는 이들의 사과에서 진정성 여부가 궁금한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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