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KBO 사건사고, SNS 일탈부터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KBO 결산④]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2020. 12. 31. 0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허민 키움히어로즈 의장.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이슈에 모두가 힘들었던 한 해였다. 당연할 줄만 알았던 생활들이 올스톱되는 등 유례없는 일들이 반복된 한 해였다.

한국프로야구도 마찬가지였다. 개막이 두 달이나 미뤄지고 팬들은 경기장에서 마음껏 소리지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KBO리그는 구단과 팬들의 각고한 노력 덕분에 단 한 번의 중단과 취소 없이 무사히 144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제 이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단 하루 만을 남겨두고 있다. 내년 시즌엔 이러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면서 2020시즌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코로나19로 정신없이 지나갔던 시즌이지만, 감독 사퇴나 선수들의 일탈행위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도 많았던 한 해였다.

박상원 기합소리를 향한 롯데 선수들의 트래시토크가 논란이 됐다. 전준우가 이를 저지하긴 했으나 이미 방송카메라를 타고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MBC 캡쳐)

5월 : 무관중 경기장 쩌렁쩌렁 울린 기합소리에 트래시 토크 논란

조용하고 지루할 것만 할 것 같았던 무관중 경기였지만, 현장에서 들어본 경기 사운드는 다이내믹했다. 타자들의 경쾌한 타격소리는 물론, 호쾌한 구심의 스트라이크 콜, 그리고 덕아웃 선수들의 환호성까지 평소에는 잘 들리지 않았던 여러 현장음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5월 한화 이글스 투수 박상원이 공을 한 구 한 구 던질 때마다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기합소리를 냈고, 이에 상대 팀들이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평소 그의 루틴이었지만, 무관중으로 조용한 경기장에 더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져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 상대팀 롯데 덕아웃에서 “고라니 화났다~!” 등의 상대 투수를 조롱하는 듯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중고참 선수 전준우가 제지했지만 이는 고스란히 방송 카메라를 타고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또 이후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는 쿠에바스가 등판한 박상원을 보고 조용히 하라는 듯 손을 입술에 갖다 대는 모습이 찍혀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후 쿠에바스는 직접 박상원에게 통화해 사과했다.

6월 : '최하위권' 한화-SK 감독들의 수난시대

리그가 개막한지 불과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었지만 감독 한 명이 도중하차했다.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선수들의 줄부상과 줄부진으로 인한 성적 부진으로 6월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설상가상 그 과정에서 현장과 프런트 간의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논란이 일었다. 한화는 그 사이 14연패 수렁에 빠졌고, 최원호 2군 감독이 대행직을 맡으며 팀을 추슬렀으나 리그 최다 연패 기록인 18연패와 타이를 이루기도 했다.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6월 25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중 갑자기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저조한 성적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 영양 실조가 원인이었다. 이후 두 달 동안 안정을 취하고 9월 현장에 복귀했지만, 다시 기력저하로 팀을 비우게 됐다. 결국 SK는 박경완 감독대행이 시즌 마지막까지 팀을 이끌게 됐다.

7월 첫 관중 입장 당시 롯데 관중석.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아 경고를 맞았다. 연합뉴스 제공

7월 : 드디어 관중 맞은 KBO, 하지만..

KBO리그는 7월 드디어 관중을 맞이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떨어지면서 제한적으로 관중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 KBO는 각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입장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꾸준히 비율을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관련해 아쉬운 사건사고도 있었다. 7월말 처음으로 관중을 입장시킨 부산 사직구장에서 관중들을 제한된 공간에 몰려 앉게해 방역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1루 홈 응원석에만 몰려 앉은 관중들은 좌석 한 칸 씩을 띄우고 앉았지만 1m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7월 중순에는 두산 베어스 선수 2명이 원정 경기 후 주점을 찾아 술을 마신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엄중한 상황에 방역 지침을 어긴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구단은 자체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선수단에 외출 자제를 강조하며 각별한 주의를 줬으나, 해당 선수 2명은 외부에서 술을 마셔 논란을 키웠다. 구단은 선수단 내규로 벌금 300만원씩 부과하며 자체 징계했다.

8월 : 1차 지명 선수의 학폭 전력 논란

8월말에는 NC 다이노스의 신인 1차 지명 선수 김유성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며 홍역을 치렀다. 지명 다음날 NC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피해자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폭로글이 이어졌고, NC는 뒤늦게 김유성이 중학교 시절 학폭위로부터 출석정지 5일 조치와 함께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NC는 내부검토를 통해 김유성의 지명을 철회했고, 1차 지명권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8월말과 9월초에는 한화 2군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프로스포츠계 첫 사례였다. 당시 두 선수를 포함한 7명이 숙소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먹은 것이 화근이 됐다. 이후 KBO리그는 해당 선수들과 한화 2군, 함께 경기했던 LG 2군 선수단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일단락됐다.

돌연 사퇴한 손혁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10월 : 손혁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 불거지는 의혹

10월 8일에는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 부진에 따른 ‘자진 사퇴’였지만, 리그 3위에 아직 선두권 싸움이 치열했던 상황임을 감안했을 땐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이후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키움의 왜곡된 프런트 야구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허민 구단 이사회 의장의 과도한 현장 개입과 구단 사유화 의혹도 계속 불거지면서 구단 내부가 어수선해졌다. 키움은 김창현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렀지만, 최종전에서 5위로 고꾸라진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한 경기만에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11월 :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KBO리그 대축제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개막이 두 달이나 미뤄지면서 겨울야구가 불가피해졌고, 결국 플레이오프 이후의 일정을 중립 경기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르기로 했다.

두산과 KT 위즈의 플레이오프부터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까지 모든 경기가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창단 첫 가을야구에 성공한 KT와 창원NC파크 신구장 개장 후 두 차례나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NC 모두 단 한 번도 홈 구장에서 가을야구를 치르지 못하는 불운을 맛봐야 했다. 특히 NC는 원정 구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아쉬움이 더 컸다.

설상가상 한국시리즈 관중도 적었다. KBO리그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50%까지 관중 허용을 확대했지만, 11월 중순을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 2단계까지 상향되면서 30%, 10% 순으로 급격히 줄었다. NC의 우승을 지켜본 직관팬들은 1,670명에 불과했다.

삼성 신동수와 논란이 된 그의 게시물(사진=삼성라이온즈, 신동수 SNS)

12월 : 삼성 신동수 SNS 막말 논란, 그리고 키움

12월은 때아닌 SNS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삼성 라이온즈의 2020년 신인 신동수가 자신의 비공개 계정에 소속팀 삼성 선수들과 코치 등은 물론, 다른 팀 선수·감독에 대한 비하글, 지역 비하, 장애인 비하나 미성년자 성희롱 등 논란이 될 만한 게시물도 함께 올린 것이 알려져 뭇매를 맞았다.

결국 삼성은 자체 조사에 들어갔고, 신동수에게 방출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또 이 게시물에 동조하는 댓글을 단 황동재와 김경민, 양우현 등에게도 벌금 및 사회봉사 징계가 내려졌으며, 두산 최종인과 한화 남지민 역시 구단의 자체 징계를 받았다.

한편, 키움 히어로즈는 연말 큰 내홍을 겪었다. 키움은 지난해 6월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2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캐치볼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이 때 해당 영상의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CCTV 화면을 확인하고, 선수(이택근)에게 이를 확인하려 하는 등 ‘팬 사찰’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대해 이택근이 KBO에 품위손상징계요구서를 제출했고, KBO가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장고 끝에 KBO는 키움 구단과 단장에게는 '엄중 경고'를, 허민 의장에게는 '2개월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키움은 허민 의장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에 "사법 기관의 판단에 맡기겠다"라고 응수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키움은 하송 대표이사가 지난 11월 사임한 가운데 허민 의장까지 직무정지를 당하면서 감독 선임 발표와 선수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upcoming@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